與 "한 뿌리 말한 것"·"文 시절엔 7000원" 맞대응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대파가 875원이면 합리적"이라는 발언에 대한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야당은 "(윤 대통령이) 세상 물정을 모른다"며 연일 비판을 지속하고 있고, 여당은 "물가 불안을 잠재우려는 정부의 노력을 폄하하지 말라"며 맞서고 있다. 이른바 '대파 논란'이 오는 4·10 총선 민심에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모인다.
2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SNS에 "대파 875원. 한 단이냐, 한 뿌리냐?"라면서 "'제2의 바이든-날리면'"이라는 글을 남겼다. 이는 전날 이수정 국민의힘 수원정 후보가 JTBC 유튜브채널 '장르만여의도'에 출연해 "윤 대통령의 '대파 발언'에 대해 "그거는 한뿌리 이야기다"라고 두둔한 말을 비꼰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방문해 '민생 시찰'을 진행하던 중 "나도 시장을 많이 봐서 대파 875원이면 그냥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이 된다"고 발언한 바 있다. 당시 대파 가격이 윤 대통령 방문 직전 추가 할인행사를 적용해 실제 물가보다 대폭 할인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농산물 물가 폭등 대책을 논의하는 민생점검회의에 앞서 윤 대통령이 '행정 성과'만 강조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이에 야당은 맹폭에 나서며 '정권심판론'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신현영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대파 발언' 이튿날인 19일 "(윤 대통령이) 대파 한 단이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 같다는 말로 국민의 복장을 뒤집어놓고 있다"며 "세상 물정에 어둡고 국민 삶에 얼마나 무관심한지 새삼 확인하며 국민은 오만정이 다 떨어진다. (현재) 대파 한 단에 9000원, 배추 한 포기에 5000원이 넘는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표도 20일 인천 유세 도중 대파 한 단을 들고 "여러분, (이 대파가) 850원짜리가 맞느냐"며 "(대파 한 단은) 5000원이다. 5000원"이라고 윤 대통령을 직격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비판에 가세했다. 조국 대표는 지난 24일 대전에서 열린 조국혁신당 대전시당 창당대회에 참석해 "대파 한 단에 875원이라고 믿고 그걸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말한 대통령, 참 부끄럽고 창피하다"며 "윤석열 정권은 좌파도 우파도 아닌 대파 때문에 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당은 야당의 비판을 '선거용 공세'로 규정하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수정 후보가 "한뿌리 이야기다. (발언 취지는) 당사자(대통령)한테 정확하게 물어봐야 하는 것"이라고 두둔한 것에 이어 국민의힘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도 윤 대통령을 옹호하는 논평을 내놨다.
임보라 국민의미래 공보부단장은 전날 "(야당들의 대파 발언 비판은) 민생을 조롱한 망언"이라며 "물가 불안을 잠재우려는 정부의 노력을 폄하하고 희화화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파, 사과 등 농산물 가격 폭등은 지난해 저온 현상과 우박 등 기상이변으로 인한 생산량 급감 때문임을 전 국민이 알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대파 한단 가격이 7000원이었던 사실을 알았다면 이런 망언을 입에 올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