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지주 1분기 당기순익 4.58兆 “전년 동기比 최대 15%↓”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올해 1분기 금융·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해 배상을 시작한 은행들은 실적 둔화가 불가피하지만,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른 투자 심리 제고라는 호재가 발생한 증권사들에게는 긍정적인 실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한국금융지주·NH투자·삼성·키움·대신증권 등 국내 증시에 상장된 주요 증권사 6곳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총합은 1조16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들이 전분기에 총 2350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뚜렷한 개선세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삼성·키움·대신증권 등 4개 증권사가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과 한국금융지주의 경우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2100억원, 2670억원으로 전분기(1350억원, 295억원) 대비 최대 10배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당기순익도 작년 4분기 2630억원 적자서 올해 1분기 8620억원 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전망은 지난 2월 발표된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기인한다. 금융당국이 해당 프로그램 추진 계획을 발표한 직후부터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에 대한 시장 관심이 뜨거워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일평균 주식 거래대금은 21조3000억원 안팎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전분기 대비 29% 늘어났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대형 증권사의 자사주 소각 결정이 주가에 상승의 기폭제가 되는 모습”이라며 ”ELS 이슈 해소 등을 비롯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영향으로 저평가된 증권사 실적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고 전망했다.
반면, 홍콩 ELS 관련 자울배상을 시작한 금융지주의 경우 올해 1분기 실적이 최대 14% 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관련 충당금 적립으로 인해 실적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익은 총 4조5818억원으로 예측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4조9015억원)보다 6.5% 줄어든 수치다.
지주별로는 KB금융의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디 10.8% 감소한 1조3380억원으로 예측된다. 신한(1조3153억원)·하나(9463억원)·우리금융(8720억원)도 순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하나금융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4.7% 순익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세부적인 비용 반영 규모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1분기 중 대부분의 비용을 충당부채 등 적립을 통해 반영할 것”이라며 “영업외비용 및 기타 영업비용 등 확대로 손익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홍콩 ELS 자율 배상이 은행권의 단기 악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1분기 실적 감소는 불가피하겠지만,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으로 지속적인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는 것.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도 “4대 금융지주 영업이익 전망치 대비 ELS 배상 규모는 최대 15%가 넘지 않는다”며 “작년 일회성 비용이 많았던 점 등을 고려하면 신한지주와 하나지주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5.3%, 5.1%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