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구조조정 가속…점포폐쇄·채용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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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구조조정 가속…점포폐쇄·채용축소
  • 이재형 기자
  • 승인 2024.04.0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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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52개 점포 축소...공채 인원은 반토막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은행 영업점 감축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자 은행권이 혼선을 겪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20개 시중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지점과 출장소는 5755곳로 1년 전(5807곳)보다 52곳 줄었다. 한 시중은행 영업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국내 시중은행들이 점포를 축소하고 채용 규모를 줄이고 있다. 비대면 거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홍콩항셍기업지수(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보상에 따른 실적 악화도 구조 조정의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20개 시중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지점과 출장소는 5755곳로 1년 전(5807곳)보다 52곳 줄었다.
지난 2018년(6771곳) 이후 1000곳 넘게 감소했다. 금감원이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18년 이후 지난해 7월 말까지 KB국민·우리·신한·하나·NH농협 등 5대 은행은 지점(출장소 포함) 총 651곳을 폐쇄했다. 하나은행이 160곳, 국민은행 159곳의 점포 문을 닫았다. 이어 △우리은행 152곳 △신한은행 141곳 △농협은행 39곳 등의 순서를 보였다. 이같은 점포 축소에 따라 자치구별 금융 접근성 격차가 한층 심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상배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은행의 영업점 축소와 금융 접근성: 서울 자치구별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중구의 영업점 수가 인구 1만명당 9.1개로 0.6개인 중랑·도봉·강북·관악구보다 15배가량 많다. 김 연구위원은 “경제 규모에 비례하는 지역별 금융 접근성 격차가 지난 15년간 심화됐고, 그 배경에는 은행 영업점의 급격한 감소가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는 디지털 전환에 따른 영업 점포 축소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들은 고령층 고객을 위한 점포와 비대면 채널 개발 등 여러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가운데 주요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공개 채용 규모도 축소되고 있다. 은행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4대 은행 채용 인원은 △우리은행 180명 △하나은행 150명 △신한은행 100명 △KB국민은행 100명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상반기 4대 은행이 각각 250명씩 총 1000명 규모로 채용을 진행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채용 규모는 전년 대비 절반 넘게 축소됐다. 가장 많이 축소된 은행은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으로 전년 동기(250명) 대비 60% 가량 줄었다. 업계에서는 홍콩H지수가 반토막으로 부러지면서 ELS 손실액 배상이 올해 본격화하는 점을 은행권이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부터 전날까지 집계된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예상치 평균)는 전년 동기보다 8.31% 감소했다. 자율배상에 따른 대규모 충당금 적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편 자동화기기(ATM)도 감소하는 추세다. 전체 은행권의 ATM 기기는 2018년 말 3만8335대에서 지난해 말 2만7861대로 5년 새 1만474대가 사라졌다. 일각에서는 금융 취약계층 등 고령층의 은행업무 접근성이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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