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리딩금융 경쟁 최대변수로 부상한 '홍콩ELS·부동산P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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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리딩금융 경쟁 최대변수로 부상한 '홍콩ELS·부동산PF'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4.04.07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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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원대 ELS배상금 실적 좌우…업계 순위 지각변동
잠재부실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도 실적 부담으로
금융지주들이 1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가운데 업계 순위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사진은 4대 금융 본점 전경. 사진=연합뉴스
금융지주들이 1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가운데 업계 순위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사진은 4대 금융 본점 전경.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국내 금융지주의 올 1분기 순이익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 여파로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일회성 충격만 벗어나면 이후 실적은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도 있지만 금융시장 내 잔존한 각종 불확실성이 예측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금융지주들의 역대급 실적 행진이 마무리에 접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자율배상에 나서면서 실적에 비상등이 켜졌다. 2조원대 홍콩ELS 배상금이 변수로 떠오르면서 금융지주와 시중은행의 순이익 순위를 바꿀지 관심이 쏠린다.

7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등 4대 금융지주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4조362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조9697억원)보다 12.2% 감소할 전망이다.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 떨어진 6조4376억원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지주의 1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1조2268억원으로 1년 전 1조4992억원보다 무려 18.2% 급감했다. 이어 신한지주는 지난해 1조4143억원에서 올해 1조2933억원으로 8.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대로 라면 근소한 차이로 올 1분기 신한금융이 리딩금융 자리를 탈환한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지주는 1조1095억원에서 9893억원으로 10.8%, 우리금융지주는 9466억원에서 8530억원으로 9.9% 각각 순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이 하락한 배경은 2조원대 홍콩 ELS배상금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의 H지수 ELS 판매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5조4000억원(24만3000계좌) 규모에 달한다.

분기별 만기는 1분기 3조3000억원(비중 21.3%), 2분기 5조4000억원(34.9%) 등 상반기에 과반(8조7000억원·56%)이 집중돼 있다. 이어 ▲3분기 2조8000억원(18.2%) ▲4분기 1조7000억원(10.7%) ▲내년 이후 2조3000억원(14.9%) 규모가 남았다.

은행별 상반기 만기 규모는 KB국민은행 4조7726억원, NH농협은행 1조4833억원, 신한은행 1조3766억원, 하나은행 7526억원, 우리은행 249억원 등이다. 현재 손실률(53%) 수준에 평균 배상 비율로 30~40%를 가정하면 국민은행의 상반기 배상 예상액은 7588억~1조118억원으로 추산된다. 

부실에 대비해 쌓아놓은 충당금도 실적 순위의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은행별로 제각각인 한화오션 충당금 환입 여부가 대표적이다. 하나은행은 약 1500억원 규모의 한화오션 충당금을 쌓았다가 지난해 대출상환으로 일부를 이익으로 환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은행은 약 300억원의 충당금을 이익으로 환입했다. 반면 국민은행은 한화오션 충당금 약 1500억원을 요주의여신으로 유지했다. 지난해 국민은행이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쌓은 만큼 거액에 홍콩ELS 배상금을 지불하더라도 순익 감소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은행권을 상대로 요구한 민생금융 방안이 실적 감소에 영향을 줬으나 올해는 ELS배상이 변수로 떠올랐다"며 "은행별로 충당금을 쌓은 만큼 리딩뱅크 자리를 놓고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에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도 부담이다. 금융권 설명을 종합하면 PF가 실행된 사업장에 대해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필요 시 대출금 회수까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대규모 부실화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선제 대비 차원에서 대손충당금 적립이 진행되고 있다. 

4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전입한 대손충당금은 8조9260억원으로 전년(5조2079억원) 대비 71.4%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연일 금융권에 충분한 손실 흡수 능력을 확보하라고 요구했는데, 올해 역시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금융권 전망이다. 

한 금융지주의 관계자는 “건전성 악화는 고금리 상황에 전 금융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고, 금융지주들의 지표는 여전히 관리 가능한 수준에 있다고 보면 된다”면서도 “지금은 이익을 잘 내는 것보다 건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키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충당금을 당장 줄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올해는 시장금리 하락 가능성이 높아 NIM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급증한 대출의 부실 위험 증대 및 부도 시 손실률(LGD) 상향이 대손비용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높아 국내 은행 수익성이 다소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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