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펀드 손실 먼저 부담·수익은 적극 배분…민간의 과감한 출자 유도
7개 기업 최초로 벤처펀드 참여…손쉽고 과감한 투자 이끌 플랫폼 역할
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가 민간의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한 스타트업 펀드 조성에 나선다. 보다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민간이 과감히 벤처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중기부는 24일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에 참여하는 출자기관 등과 함께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 출범식’을 개최했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미국의 경우 구글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전체 투자 시장의 절반을 차지한다”면서 “오늘 참여한 기업들을 보면서 국내에서도 개방형 혁신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높아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 장관은 “우리는 한강의 기적과 전통 있는 기업의 저력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새롭게 등장하는 벤처·스타트업의 혁신이 조화롭게 이뤄진다면 경쟁력을 갖춘 최고의 혁신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해 8월 대통령 주재 스타트업 코리아 전략회의를 통해 벤처·스타트업이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주역이 되는 ‘스타트업 코리아’를 선언했다. 이를 위해 민·관 합동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를 4년간 2조원 이상 조성한다는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는 대기업, 금융권, 중소·중견기업과 정부가 ‘스타트업 코리아’ 실현을 위해 함께 조성하는 상징적 펀드이다. 정부가 우선손실충당, 동반성장평가 가점, 정부 포상 등 강화된 인센티브를 제공해 민간에서 보다 과감하게 벤처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정부 재정의 출자비중은 낮추면서 민간 자금의 비중은 높여 펀드의 민간 자금 유치 효과를 2배로 높였다.
통상 모태펀드 출자사업은 정부 재정을 60% 내외 출자하는 것에 비해,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는 ‘정부 재정 30%, 민간자금 70%(민간 출자자 40%, VC 추가모집 30%)’를 출자한다.
펀드 출범 첫 해인 올해는 21개 민간 출자자가 3000억원 이상 출자에 나선다. 여기에 정부 재정 2000억원 이상을 더해 총 5000억원 이상을 민·관 합동으로 출자한다. 이를 통해 약 8000억원 규모 벤처펀드를 조성해 혁신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개척에 나서는 벤처·스타트업에 중점 투자한다.
특히, 한화토탈에너지스, 카카오모빌리티 등 7개 기업은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를 계기로 벤처펀드에 최초로 참여하게 된다. 나머지 기업도 전년 대비 출자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
김강석 중기부 벤처정책관은 “대기업, 금융권, 중소중견기업 등 민간 경제 주체와 정부가 함께 조성하고 초격차, 세컨더리, K-글로벌의 3대 핵심 분야에 중점 투자해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는 혁신적인 벤처스타트업을 적극 지원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초격차 분야는 빅데이터, AI, 로봇 시스템, 반도체, 바이오헬스 등 10개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한다. 회수시장 활성화는 세컨더리 분야, 한국인이 해외에 진출하고 창업한 글로벌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K-글로벌 펀드, K-글로벌 분야 펀드도 함께 운용된다.
중기부는 올해 5월 중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 출자 사업을 공고할 계획이다. 이후 6월에 금융사를 선정하고 하반기에 펀드 결성을 시작해 빠르면 올해 안에 투자 사례까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
오 장관은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는 민간이 벤처투자에 보다 과감하게 나설 수 있도록 정부가 손실을 먼저 부담하고, 수익은 민간에 적극 배분하는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도입했다”면서 “대한민국 벤처·스타트업은 올해 CES 최고혁신상을 전 세계에서 최다 수상할 정도로, 세계 시장을 선도할 잠재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타트업 코리아 펀드가 보다 많은 기업, 금융기관이 손쉽고 과감하게 우리 벤처·스타트업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역대 가장 성공한 벤처펀드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