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교수 ‘사직 재확인·주 1회 휴진’… 의료공백 최악으로
상태바
의대교수 ‘사직 재확인·주 1회 휴진’… 의료공백 최악으로
  • 이용 기자
  • 승인 2024.04.24 1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의비 "지난달 제출한 사직서, 25일부터 효력 발생"
충남대, 충북대, 울산대 의대교수 비대위 "주 1회 휴진 결정"
서울의대교수 비대위, 30일부터 위중증 이외 전 분야 진료 중단
방재승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오전 종로구 서울대 의대 융합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열린 비대위 총회와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방재승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오전 종로구 서울대 의대 융합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열린 비대위 총회와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의대교수들이 25일부터 사직이 시작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일부 병원은 매주 1회 휴진하기로 결정했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23일) 오후 온라인 총회를 진행, 예정대로 25일부터 사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전의비는 "주당 70~100시간 이상 근무로 교수들의 정신과 육체가 한계에 도달해 다음 주 하루 휴진하기로 했다"며 "휴진 날짜는 대학별로 자율적으로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주 1회 휴진 여부는 병원 상황에 따라 26일 정기 총회 때 상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서울아산병원 등 울산대 의과대학 소속 교수들로 구성된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전의비와 마찬가지로 25일부터 사직하겠다고 결정했다. 앞서 일부 의대교수 단체는 사직 전공의를 보호하겠단 이유로 지난달 집단 사직서 제출에 동참했다. 그로부터 한 달이 된 시점인 25일 자동으로 사직 효력이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각 대학 교수들은 사직과 함께 매주 1회 휴진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울산의대 교수 비대위는 진료과의 사정에 따라 당장 병원을 그만두지 못하는 교수들이 다음 달 3일부터 주 1회 휴진하기로 정했다.

심지어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30일부터 응급·중증·입원 환자 이외 분야 진료를 전면 중단하기로 정했다. 비대위 수뇌부 4명은 5월 1일부터 실질적으로 사직한다.

지역 필수의료의 핵심인 지역거점대학병원도 진료 축소에 나섰다. 원광대병원 비대위도 오는 26일부터 매주 금요일 수술을 중단하기로 했고, 다음 달 3일부터 매주 금요일 외래진료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충북대병원 비대위는 이미 지난 5일부터 매주 금요일 교수들이 개별적으로 외래진료를 휴진하는 중이다. 충남대학교병원과 세종충남대학교병원으로 구성된 충남대 의대교수 비대위는 이번주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외래를 휴진한다.

각 대학 비대위는 두 달간의 의료 농단 및 의대 입시 농단 사태를 겪으면서 교수들의 정신적, 신체적 피로도가 한계에 달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실제 의료공백은 사직서를 내고도 현장을 떠나지 않는 의대교수들에 의해 해소되는 상황이다.교육부는 "교육부가 파악하는 것은 총장에 의해 임용되신 교수들인데, 이분들 중에선 사직서를 제출한 분이 많지 않고 별도로 사직 처리된 사례가 없다"고 인정했다.

이 가운데 전의비도 주 1회 정기 휴진 여부에 대해 다시 논의할 방침으로 알려져 의료공백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해당 단체엔 가톨릭대, 강원대, 건국대, 건양대, 경상대, 계명대, 고려대, 대구대, 대구가톨릭대, 부산대, 서울대, 원광대, 연세대, 울산대, 을지대, 인제대, 전남대, 제주대, 한양대 등이 속해 있다. 이들을 주축으로 의대들이 매주 휴진을 의결하면, 다른 대학병원도 합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5일엔 보건의료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의료개혁특위가 출범하기로 예정됐다. 의료계의 동의를 얻지 못한 만큼, 의료 현장의 문제점을 당장 개선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의료개혁특위는 내일 오전 서울에서 첫 회의를 연 뒤 오후에 회의 내용과 특위 출범의 의의, 운영 원칙과 방향 등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들은 6개 부처 정부위원, 20명의 민간위원 등 전문가로 구성되며, 정부가 추진하는 4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의정 갈등의 핵심 당사자인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이 불참을 의사를 밝힌데다, 의료계가 요구하는 ‘의대증원 백지화’는 언급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면서 특위의 실효성에 의문이 나온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역의료와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 흔들림 없이 의료개혁을 하겠다고 강조”하며, 증원 백지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의료계를 향해선 발전적이고 건설적인 해법을 찾기 위해 유연하게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의료개혁을 논의하는 사회적 협의체인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내일 첫 회의를 개최한다. 의사단체에서도 특위에 참여해서 합리적인 의견과 대안을 함께 고민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은 "전의비에서 주 1회 휴진하겠다는 결정을 내리고, 일부 교수들이 예정대로 사직을 진행한다고 표명한 데 대해 유감의 뜻을 밝힌다"고 말했다. 25일 의대교수 사직서 효력 발생 여부에 대해 "일률적으로 사직 효력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며 "교육 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대학 본부에 정식으로 접수돼 사직서가 수리될 예정인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