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지원금 및 채상병·김건희 특검 등 언급 가능성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첫 영수회담을 앞두고 '협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번 회담에서 의제에 제한을 두지 않는 만큼 다양한 현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민생회복지원금과 '김건희 특검' 등 국정 운영에 대한 입장차가 커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29일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차담 형식으로 영수회담을 진행한다. 두 사람이 마주하는 것은 2022년 5월 취임 이후 처음이다. 회담 시간은 1시간으로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공개 모두 발언 이후 비공개로 이어진다. 다만 종료 시각을 정해놓지 않았기 때문에 두 사람의 대화가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배석 인원은 양측 각각 3명으로 결정됐다. 대통령실에선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이, 민주당에선 천준호 당대표비서실장과 진성준 정책위의장, 박성준 수석대변인이 배석한다.
이번 회담은 지난 19일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당선 축하 인사차 전화를 해 제안하면서 이뤄졌다. 이후 대통령과 민주당 측 실무진은 총 3차례 회동을 하며 의제 조율에 나섰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민주당은 의제를 정하고 해당 문제 해결에 집중하자는 입장이었으나, 대통령실은 의제에 제한을 두지 않고 폭넓게 논의하자고 주장하면서다.
하지만 이 대표가 의제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회담은 급물살을 탔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오찬이 아닌 대화에 중점을 둔 차담회 형식으로 진행하고 의제도 구애받지 않기로 했다.
김건희 여사 의혹 등 민감한 의제가 많은 만큼 양측이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실제 민주당은 실무 협상 과정에서 전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채 상병 특검법 수용,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사과, 김건희 특검법 등 의제를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 상병 특검뿐만 아니라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 등도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해당 세 법안은 모두 국민의힘에서 반대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21대 국회 내에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며 맞서는 상황이다.
특히 대통령실은 이번 회담에 대해 상견례 성격을 부여하는 반면, 민주당은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해 구체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입장이어서 양측이 평행선을 달릴 가능성이 높다. 홍 수석은 지난 2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국민적 관심 사안들에 대해 대통령께서도 이 대표와 만남 속에서 어떤 모멘텀을 찾으시려 한다"고 밝혔다. 반대로 천 실장은 같은 날 국회 브리핑에서 "총선 민심이 반영된 의제들을 가감 없이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방안을 찾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여야 역시 영수회담 전부터 신경전을 벌였다. 최민석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27일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영수회담은 총선 민의에 대통령이 화답하는 자리"라며 국정 기조 변화를 촉구했다. 반면 정희용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일방적인 강경한 요구는 대화에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응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