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5월 임시국회 개최 여부를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다투는 가운데 김진표 국회의장을 향한 더불어민주당의 압박 강도가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은 현재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상병 특검)'과 '전세사기 특별법' 등 주요 법안에 대해 21대 국회 임기 내 처리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김진표 의장이 임시회 소집을 위한 여야 합의가 불발되더라도 본회의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원내대표는 다음날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회동을 통해 5월 국회 의사일정 협의에 다시 나설 계획이다. 앞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홍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국회에서 21대 국회 남은 일정과 주요 쟁점법안 처리 여부 등을 논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양측이 협상에 실패한 것은 민주당이 다음달 2일과 28일 두 차례 본회의를 통해 채상병 특검법과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전세사기 특별법 등을 처리한다는 입장에 국민의힘 반발이 극심하기 때문이다. 또 민주당이 처리를 예고한 양곡법·가맹사업법·민주유공자법 등에서도 여당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5월 국회에서 이같은 쟁점 법안은 다루지 말고 민생 법안만 처리하자고 주장한다.
국회법에 따라 임시회는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 요구로 소집되지만, 임시회 기간 본회의 개의 권한은 국회의장에게 있다. 현재 민주당이 의석 과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김진표 의장이 동의하지 않으면 사실상 21대 국회 임기가 만료되는 다음달 29일까지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본회의가 개최되지 않을 수도 있다. 민주당은 여야 합의를 중요시 해온 김진표 의장의 특성상 여당이 지속 반대 시 5월 국회 개최가 무산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김진표 의장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우선 본회의 개의가 법적인 의무라며, 김 의장이 책임을 방기할 시 국회법 위반이라고 지적한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5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한 지난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 본회의 일정은 국회의장의 재량권도 아니고 교섭단체 대표 간의 협의 대상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국회법 제76조의 2 조문이 "'의장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다음 각 호의 기준에 따라 제76조 제2항의 회기 전체 의사일정을 작성한다'며 1항을 통해 '본회의 개의일시는 매주 목요일 오후 2시'라고 규정하고 있다"며 "결국 협의가 안 되면 매주 목요일 오후 2시에 본회의를 여는 건 법에 따른 의무다. 이걸 어기면 국회법을 어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21대 국회 마무리를 위해 국민과의 약속이자 헌법이 부여한 국회의 의무를 정부·여당이 성실히 이행하면 좋겠다"며 "(여당은 총선에서) 이미 국민 심판을 받았다. 국민심판에는 일하지 않는 국회에 대한 심판도 있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