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내 보험사 깜짝실적…홍콩ELS 악재에도 실적 선방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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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내 보험사 깜짝실적…홍콩ELS 악재에도 실적 선방 이끌어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4.05.0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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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KB금융 등 보험계열사 1분기 효자 역할 톡톡
맏형 은행 제외 순이익 최고...非은행 핵심 계열사로 
금융지주들이 홍콩 ELS 배상 악재 속에서도 보험계열사들의 성장에 힘입어 1분기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사진=각 사
금융지주들이 홍콩 ELS 배상 악재 속에서도 보험계열사들의 성장에 힘입어 1분기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사진=각 사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금융지주사 내 보험사들이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 이슈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비은행 가운데 보험 계열사들이 실적 선방을 이끌어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금융지주사들의 희비를 가른 요인은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 비용과 고환율 등이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순이익이 줄어들었음에도, 계열사로 건실한 보험사를 갖춘 지주사들은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특히 신한라이프와 KB손해보험은 보험손익이 크게 늘며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ELS 충격을 일부 상쇄시켰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금융지주사 중 가장 많은 이익을 거둔 곳은 신한금융지주였다. 신한금융은 1조321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면서, KB금융을 제치고 1년 만에 '리딩뱅크' 지위를 재탈환했다. 홍콩 H지수 ELS 손실 배상에도 이자·비이자이익 증가세와 함께 주요 계열사 실적이 성장세를 나타내면서 전년 대비 순익 감소폭이 4.8% 수준에 그쳤다. 시장에선 선방했다는 평가다. 특히 보험 계열사인 신한라이프의 경우 지난해 1분기 1338억원과 비교해 15.2% 늘어난 1542억원의 순익을 내며 성장을 견인했다. 그룹 맏형인 신한은행(9286억원)을 제외하고 비은행 계열사 중 두 번째로 많은 수익을 올렸다. 신한라이프가 수익성을 크게 늘린 것은 단기납 종신보험 등 보장성 보험 판매 증가 영향으로 보험손익이 개선된 영향이다. 보험손익은 2009억원으로 48.8% 증가했으며, 보장성 보험 연납화보험료(APE)는 4908억원으로 1년 전 2179억원보다 125.2%나 늘었다. 금융지주들이 일제히 홍콩H지수 ELS 손실 배상 비용과 고환율에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가장 배상규모가 컸던 KB금융 역시 KB손해보험이 그룹 실적 방어에 힘을 보탰다.
실제로 KB손보는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29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1% 증가한 성적을 냈다. 경쟁력 있는 상품을 통한 장기보장성 보험 판매가 늘어나면서 수익성 지표인 CSM(계약서비스마진)도 전분기 대비 4.5% 증가한 8조9030억원을 기록했다.  KB손보는 기여도로 따지면 KB국민은행에 이어 2위이지만, 국민은행의 순이익(3895억원)이 작년보다 58.2% 줄어드는 동안 KB손보는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ELS 충격을 일부분 상쇄하는 역할을 했다. KB라이프생명도 전분기 대비 흑자로 돌아서며 1000억원 넘는 당기순익을 시현했다. KB라이프의 1분기 당기순이익이 1034억원을 기록했다. 신계약비를 효율적으로 관리한 효과다. 이는 손익 구조 개선으로 이어졌다. 시장환경도 우호적으로 지속되는 가운데 보유채권 교체 등의 수익률 관리로 추가 투자손익을 확보에 기여했다. 1분기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는 20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2억원 늘었다. 보장성보험이 724억원 감소했지만 연금보험이 1419억원 증가한 효과다. KB라이프생명은 요양산업 등 신사업 효과가 반영되면 본격적으로 지주 내 존재감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지주 비은행 계열사 중 보험사들이 안정적인 실적을 내는 가운데,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보험사가 없는 우리금융지주도 보험사 인수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최근 롯데손해보험의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우리금융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지난 26일 진행된 우리금융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비은행 경쟁력 강화를 위해 롯데손보 인수를 검토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인수를 추진하더라도 과도한 가격은 지불하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 원칙으로, 시장에서 우려하고 있는 자본비율 이슈는 크게 걱정할 일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 계열사들이 금융지주 내 비은행 계열사 중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이전 핵심 계열사를 제치고 기여도가 높아지는 상황"이라며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서는 금융지주들의 행보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이 모두 성장세를 나타낸 건 아니다. 농협금융 계열 보험사들은 다소 고전한 모습이다. NH농협생명과 NH농협손해보험의 순이익은 각각 784억원, 598억원으로, 전년과 견줬을 때 31.6%, 24.3%씩 뒷걸음질했다. 이들 보험사의 보험손익은 늘었음에도 금리 상승에 따른 보유자산(FVPL) 평가손익 감소 등으로 역성장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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