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5개 손보사 1분기 합산 당기순익 2조5277억원, 전년 동기 대비 26.8%↑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손해보험사들이 올해 1분기에도 줄줄이 사상 최대 이익 행진을 이어갔다. 작년 도입된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른 착시 효과에 장기인보험 출혈경쟁이 일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날까지 실적을 발표한 상위 5개 손해보험사(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의 올해 1분기 합산 당기순익(별도 기준)은 2조5277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9921억원 대비 26.8% 늘었다. 손보사별로는 삼성화재의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1분기 5792억원에서 올해 1분기 6839억원으로 18.1% 증가해 가장 많았다. DB손보는 4473억원에서 5834억원으로 30.4%, 메리츠화재는 3965억원에서 23.8% 늘어난 4909억원이다. 현대해상은 3153억원에서 4773억원으로 51.4%, KB손보는 2548억원에서 2922억원으로 15.1% 증가했다. 손보사들이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갈아치운 것은 IFRS17 제도 하에서 보험사 이익지표가 된 보험계약마진(CSM)을 단기간에 확보하기 위한 장기인보험 출혈경쟁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영향으로 상위 5개사의 1분기 전체 장기인보험 신계약 매출액은 약 1천9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21% 이상 늘어났다. 장기보험 이익도 대부분 큰 폭으로 증가했다.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현대해상으로 작년 1분기 1450억원에서 206.4%(2990억원) 급증한 4440억원을 기록했다. DB손보(23.4%), 메리츠화재(14.2%), 삼상화재(6.3%) 역시 늘어났다. 이처럼 장기인보험 신계약 매출 및 장기보험 이익이 작년 1분기 대비 크게 증가했지만, 신계약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장기 신계약 CSM 배수는 대부분 손보사에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부터 이어진 장기인보험의 출혈경쟁으로 인해 사업비가 증가했고, 그로 인해 승환계약까지 덩달아 늘어나면서 해지율이 증가한 탓으로 추정된다. 보험권 한 관계자는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제도 변경에 따른 회계 처리를 시행하면서 일부업체는 일회성으로 보험손익이 크게 개선된 경우도 있었다”며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1분기 실적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치여서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작년 금융당국이 보험사들에 IFRS17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지만 손보사들이 자의적 가정 변경 등을 통해 사상 최대 이익을 얻고 있다”며 “'실적 부풀리기' 논란을 막기 위해 명확한 기준이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