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10일 본회의 불참할 듯···의총 열어 대응 논의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여야의 제22대 전반기 국회 원 구성 협상이 출구 없는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쟁점 상임위 독식 의사를 굽히지 않자, 국민의힘은 반발 차원의 교섭 거부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10일 본회의에서 일부 상임위원장이라도 단독 선출한다는 계획이어서 원 구성 협상을 둘러싼 여야 갈등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 7일 18개 상임위 중 11개 상임위에 대한 자당 소속 위원장 후보 지명을 마쳤다. 여기에는 여당이 "우리 것"이라고 주장하는 운영·법사·과방위원장이 전부 포함됐다. 여야 쟁점 상임위에 대한 독점 의사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이 총선 민의를 앞세워 주요 상임위를 독식하려 하자 국민의힘은 원 구성 협상을 거부하며 맞서고 있다.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은 지난 8일 논평에서 민주당의 단독 상임위 구성을 비판하며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가 진정으로 일할 생각이라면 지금이라도 탐욕을 멈추고 법사위와 운영위를 제자리에 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지연 원내대변인도 이날 낸 논평에서 민주당의 주요 상임위 독식은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지금이라도 민주당이 이 대표 철통 방탄을 포기하고 오랜 기간 여야가 함께 만들어온 의회민주주의를 복원하는 것이 '일하는 국회'를 만드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음 본회의에서 11개 상임위원장 임명 절차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본회의 직전까지 협상 테이블은 유효하지만, 여당이 응하지 않는다고 해서 상임위 구성을 늦출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합의될 때까지 무한하게 미룰 것이 아니라, 헌법과 국회법, 그리고 국민의 뜻에 따라서 다수결 원리로 원 구성을 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며 이같은 계획에 힘을 실었다.
강유정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시간을 인질 삼아 버틴다고 비뚤어진 정치가 바로 서지 않는다"며 "관례가 지켜주는 민생은 없다. (여당은) 법과 원칙대로 국회에 나와 일하라"고 압박했다.
원 구성을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치는 본회의가 열리는 오는 10일 극에 달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단독으로 11개 상임위원장 선출 안건 처리를 시도한다면 표결에 불참할 방침이다. 여당은 본회의 당일 의원총회를 열고 민주당 상임위 독식에 대한 대응 논의에 나서는데, 당일 규탄대회를 열어 본격적인 대야 공세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당의 마지막 기대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본회의를 열되 상임위원장 표결을 진행하지 않는 것인데,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다. 실제 우 의장은 민주당 주장과 같이 '국회법대로'를 강조하고 있다. 의장 취임 일성도 "국회법이 정한 시한을 지켜 원 구성을 마쳐야 한다"였다.
한 정치권 인사는 "국민의힘이 운영·법사위를 가져올 수 없다면 차라리 전부 가져오지 않는 방법을 택할 것"이라며 "앞으로의 정치 동력을 만들기 위해 지금은 '당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