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일일보=서태석 기자] 정연주 전 KBS 사장은 30일 "미디어법은 정치 권력이 언론 지형을 인위적으로 바꾸는 끔찍하고 무서운 일"이라면서 "미디어법이 시행된다면 한국의 보수언론과 진보언론의 비율이 99대 1로 바뀌어 여론의 다양성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정 전 사장은 이날 오후 광주CMB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노무현 시민학교' 두 번째 강좌에서 '언론과 권력, 그리고 시민주권'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세계적으로 신문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는 이때 정부와 여당이 미디어법을 들고 나온 것은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보수신문들을 살리기 위한 목적"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정 전 사장은 이어 "언론의 첫째 사명은 국민을 대신해 모든 권력에 대한 비판.감시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최근 한국 보수언론들은 자신들이 직접 플레이어로 나서 정권을 창출.유지하는 역할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매섭게 비판했다.그는 특히 연예인 김제동의 프로그램 하차와 관련,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식의 사회를 봤고, 쌍용차 사태에 대한 개인적 견해를 빌미로 예능인을 퇴출시키는 것이 정상적인 정권이라고 할 수 있느냐"며 따졌다.정 전 사장은 '사장 시절 정권으로부터 외압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KBS 사장과 검찰총장에게는 전화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는데, 그 약속을 끝까지 지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