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호 "이번주 내 정책 의총 열어 당론 추진"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에 막혀 무산된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보완한 '언론정상화 3+1법'을 추진하겠다고 10일 밝혔다. 기존 방송3법에 방송통신위원회 회의 개의에 필요한 최소한의 출석인원 수를 규정하는 '방통위법 개정안'을 더한 것이다.
민주당 언론개혁 TF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정상화 3+1법은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위원 구성 및 의결 구조가 기형적인 방통위의 인사 전횡을 방지하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방송3법은 공영방송 이사회의 이사 수를 늘리고, 추천 권한을 외부로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구체적으론 공영방송 이사회의 이사 수를 현행 9명(MBC·EBS) 또는 11명(KBS)에서 각각 21명으로 늘리고, 이사 추천 권한을 방송·미디어 관련 학회와 시청자위원회 등으로 분산하는 내용이 담겼다. 방송3법은 지난해 11월 야당 주도로 본회의 문턱을 넘었지만, 그해 12월 윤 대통령의 거부권에 막혀 공포가 무산된 바 있다.
TF는 방송3법 추진이 '공영방송을 노영화해 언론을 장악하려는 민주당의 속셈'이라는 국민의힘 주장에 대해 "방송·미디어 관련 학회와 시청자위원회, 협업단체에 이사 추천 권한을 나눠주자는 것이 어떻게 야당의 언론장악 시도일 수 있느냐"며 "공영방송과 관련한 법·제도를 디테일하게 악용하고 있는 것은 윤석열 정권"이라고 반박했다.
TF는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선거방송심의위원회를 차례로 거론하며 "공영방송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기구는 이미 윤석열 정권의 뜻대로 움직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해당 기관들이 '심의'와 '행정처분'을 무기로 공영방송에 실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TF는 "21대 국회에서 윤 대통령의 거부권 남발로 폐기된 방송3법을 보완해 재발의하고, 방통위법(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방통위 회의 개의에 필요한 최소한의 출석인원 수를 규정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TF는 "법원에서도 위법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방통위 2인체제'(5인 정원)는 방송사에 대한 중대한 결정들을 좌우하고 있다"며 방통위법 개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아울러 "특히 당론으로 발의할 새로운 방송3법 개정안에는 공영방송 이사 수 증원, 이사 추천 권한 확대,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 설립 등 기존의 내용뿐 아니라 공영방송 사장의 임기보장 및 해임요건 강화를 위한 조항이 추가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언론정상화의 시급성을 감안해 개정 법률이 공포 즉시 시행되고 종전 이사 등의 임기가 법 시행과 동시해 종료될 수 있게 부칙을 변경하겠다"고 덧붙였다.
TF는 오는 11일 입법공청회를 개최해 전문가 및 관계자들의 의견을 최종 수렴한다는 계획이다. TF 단장인 한준호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빠르면 이번주 안에 정책 의원총회를 열어 (언론정상화 3+1법)을 민주당 당론으로 추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