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글로벌 수탁 서비스...씨티은행과 맞손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고금리 환경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져(위험 노출 정도) 수위가 높아지면서 국내 증권사들 수익 확장을 위해 해외 사업에 다시 집중하고 있다. 회사를 인수하거나 전략적 파트너쉽을 체결하는 등 사업모델 다변화 전략을 꾀하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48 곳의 지난해 말 기준 해외 지점, 사무소 등 해외 점포 수는 62개로 통계가 처음 집계됐던 2008년 3월 말 대비 24% 늘었다. 2011년 100개 가까이 늘었고 이후 증가 속도가 다소 주춤했으나 대체로 60개 초중반 대 점포 수를 유지하고 있다.
근래 고금리 환경, 지정학적 리스크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실적은 나름 선방하고 있다. 국내 주요 증권사 14 곳이 운영 중인 해외 현지 법인의 지난해 순이익은 약 1814억원으로 전년(1633억원) 대비 11.0% 증가했다. 인수금융(IB)와 채권중개 등 트레이딩 부문의 이익이 늘었던 영향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03년 자산운용사 홍콩 진출을 시작으로 현지 해외법인 12개, 사무소 3개를 운영하고 있다. 2018년 국내 증권사 최초로 인도 자본시장에 진출했고 5년만에 현지 증권사 쉐어칸증권(Sharekhan Limited)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사업 강화를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홍콩법인 최고경영자(CEO)인 이정호 부회장을 글로벌 사업 총괄 부회장으로 선임, 글로벌 비즈니스를 강화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한국 기업은 해외경영을 통해 국부를 창출하고, 과감한 해외시장 진출을 통한 인수합병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증권사 최초로 증권수탁사업을 시작한 NH투자증권은 씨티은행과 파트너쉽을 맺었다. 씨티은행은 업계 최대 규모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유연한 상품개발능력, 구조화한 금융 솔루션 등을 제공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씨티은행의 해외자산 수탁서비스가 가능한 국가는 100여개국에 달하며, 그 중 60개국 이상은 씨티은행이 현지에서 직접 운영한다.
한국투자증권 베트남 법인의 경우 전년도 기준 현지 리테일 시장점유율이 9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한화투자증권은 동남아 시장 공략을 위해 인도네시아 칩타다나 증권·자산운용 인수 추진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국내 증권사의 현지 진출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한 관계자는 “금리 인하 기대감 약화,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 대외 변동성이 커지면서 해외 사업장의 영업 불확실성이 증가한 만큼, 관련 잠재 리스크를 수시로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 증권사의 해외 현지법인의 총자산은 지난해 말 48조9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3조1000억원(36.5%) 증가했다. 해외 현지법인의 자기자본은 9조9000억원으로 전년대비 2000억원(1.9%)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