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국내 산업계에 ‘하투(여름 노동계 투쟁)’에 이어 통상임금 소송 리스크까지 더해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노동조합은 다음달 사측을 상대로 통상임금 소송에 나설 계획이다. 노조는 명절 귀성 여비와 고정 시간 외 수당 등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며 미지급 차액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포스코 노조는 지난달 21일 통상임금 소송 위임장 접수를 마감했다. 위임장을 접수한 조합원은 모두 7100여명 수준으로, 철강업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위임장 전산화 작업을 마친 뒤 이달 중순까지 소장 접수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통상임금은 근로자에게 전체 근로 또는 정해진 근로에 대해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하기로 한 금액으로, 각종 수당과 퇴직금의 산정 기준이 된다. 예로 장기근속자의 평균임금이 10만원만 늘어도 퇴직금이 수백만원 규모로 대폭 커지게 된다. 한화시스템도 사측을 상대로 통상임금 지급 소송전에 나섰다. 노조는 지난 10일부터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민사소송 참여 접수에 돌입했다. 한화시스템 노조 역시 명절 귀성 여비와 고정 시간 외 수당 등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동계에선 1인당 최소 800만원에서 최대 2000만원까지 돌려받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국내 산업계의 통상임금 소송이 점차 확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통상임금 소송에서 근로자들의 승소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이에 재계는 지난 2013년 법원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면서 소송 사태가 빚어진 이후 제2의 통상임금 사태가 벌어질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실제 올 초 현대제철 노조가 통상임금을 다시 산정해 법정수당과 퇴직금 차액을 지급하라며 낸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은 회사가 근로자들에게 443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냈다. 금호타이어 직원들은 사측이 정기상여금을 뺀 통상임금을 산정해 수당을 지급해왔다며 2013년부터 연달아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달에는 근로자 103명이 승소해 합산 43억2400여만원의 지급 판결을 받았다. HD현대중공업도 통상임금과 관련해 노조와 11년간 장기 소송전을 벌인 끝에 지난해 7000억원 규모의 소급분을 모두 지급했다. 또 공기업에 대해선 이미 대법원이 경영성과급은 임금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여러 차례 선고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다수 기업이 통상임금과 관련한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