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집단휴진 강행… 政, 법적처분 ‘강대강’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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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집단휴진 강행… 政, 법적처분 ‘강대강’ 대응
  • 이용 기자
  • 승인 2024.06.18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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政, 휴진 의대교수·개원의에 법적 대응 추진
尹 "환자 저버린 불법행위에 엄정 대처할 것“
의협 "정부, 요구 미수용 시 27일부터 무기한휴진"
정부는 18일 집단휴진에 가담한 의사들을 상대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한다고 밝혔다. 일방적인 진료취소 행위는 고발하겠단 방침이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의대증원 정책 백지화를 주장하는 대한의사협회가 오늘부터 집단휴진에 돌입했다. 정부는 의협의 요구사항을 거절하고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양측의 기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18일 정부는 이날 집단휴진에 가담한 의사들을 상대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한다고 밝혔다. 일방적인 진료취소 행위는 고발하겠단 방침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전국 개원의에 대해 지난 10일 3만6000여개 의료기관에 진료명령과 휴진신고명령을 발령한 데 이어 오늘 오전 9시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본래 13일까지였던 사전 휴진 신고율은 4.02% 수준이지만, 정부는 의료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료공백이 현실화할 경우 현장점검과 채증을 거쳐 의료법에 따른 업무정지 등 행정처분을 진행하겠다"며 "겉으로는 자율참여라고 하면서 불법 집단 진료 거부를 종용하는 SNS 게시글 등에 대해서도 수사 의뢰해 강력히 조치할 계획"이라고 경고했다.

집단휴진을 주도한 의협을 향해선 "국민 건강증진과 보건 향상이라는 사회적 책무를 부여받은 법정단체임에도 불법 집단행동을 기획하고 의사들의 참여를 독려한다"고 비판했다.

의협 수뇌부에 대한 법적 조치에도 나섰다. 정부는 지난 14일 의사협회 집행부를 대상으로 집단행동 및 교사 금지 명령서를 송부했다. 또 15일에는 불법 진료 거부를 독려하는 의협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볼 소지가 있는 부분은 협회가 ‘갑’의 위치에서 회원들에게 휴진을 강요했는지 여부다.

조규홍 장관은 "병원에서 환자에게 사전 안내 없이 일방적으로 진료를 취소해 피해를 주는 경우 의료법 15조에 따른 진료 거부로 전원 고발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의료법 제59조제2항에 의한 업무개시명령에 따라, 각 의료기관은 동 휴진신고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사유가 없는 경우라면 당일 진료해야 한다. 의료법 제59조제1항 위반시 행정처분 대상이 되며, 업무정지 15일 처벌이 이뤄진다. 제2항 위반시 업무정지 15일 행정처분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전병왕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의협은 국민건강 증진과 보건 향상 등 사회적 책무를 부여받은 법정 단체이고, 집단 진료거부는 협회 설립 목적과 취지에 위배되는 행위"라며 "불법적 상황을 계속해 의료 이용에 불편을 초래하면 시정명령을 내릴 수도 있고, 임원을 변경할 수도 있으며 극단적인 경우에는 법인의 해산까지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의협은 의대증원 정책을 강행한 정부에게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앞서 지난 16일 의협은 의대 증원 재논의를 포함한 3대 대정부 요구안을 발표하고,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면 집단휴진 강행 여부를 투표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3대 요구안이란 △의대 정원 증원안 재논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쟁점 사안 수정·보완 △전공의·의대생 관련 모든 행정명령과 처분을 즉각 소급 취소하고 사법 처리 위협 중단이다. 

의협은 이날 서울 여의도 여의대로에서 열린 '의료농단 저지 전국 의사 총궐기 대회'를 진행하며 투쟁 의지를 불태웠다. 특히 임현택 의협 회장은 이 자리를 통해 "의사들의 정당한 요구를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의협의 집단행동에 가장 먼저 반응한 이들은 대학병원 교수들이다. 어제(17일) 서울대학 병원 산하 4개 대학을 필두로, 전국 주요 대학병원은 집단 휴진에 동참한 상태다. 아주대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단체 행동이 아닌 개별적 판단에 따라 휴진 참여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전국 40개 의대교수 단체가 모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18일부터 휴진 및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 적극 참여한다.

이에 교육부는 의대를 운영하는 40개 대학교에 '집단 휴진 관련 대학 교원 복무 관리 철저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전날 보냈다. 공문엔 "최근 일부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집단 휴진 등 결정이 이뤄지고 있다. 모든 대학 교원은 국·사립 등 설립 유형과 무관하게 관계 법령에 따라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 행위가 금지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집단 행위의 금지 의무를 위반한 자는 비위의 정도 및 과실 경중에 따라 징계 등 처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소속 대학 교원의 복무 관리에 철저를 기해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개원의가 주축인 의협이 오늘부터 휴진에 나설 것이라 경고했지만, 정작 참여도는 저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시내 개인병원은 대부분 정상 운영 중으로, 중구에선 스무곳 가까운 이비인후과 병원들이 평소대로 환자를 돌보고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휴진에 나선 의사들을 향해 "일부 의대 교수들의 집단 휴진이 있었고, 오늘은 의사협회의 불법적인 진료 거부가 진행되고 있다"며 "환자를 저버린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처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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