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성지 기자 |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문 기업 엔비디아가 글로벌 시가 총액 1위에 오르는 등 AI 반도체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에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도 AI 반도체 경쟁에 본격 참전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통신 3사 등 ICT 기업들이 합병·협업 등을 통해 AI 반도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최근 국내 AI 반도체를 대표하는 두 기업인 사피온코리아과 리벨리온이 합병을 진행했다. 이번 합병은 글로벌 AI 반도체 전쟁에 맞서 국가대표 기업을 만들어 대한민국의 AI 반도체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대승적 차원에서 추진됐다. 게다가 국내 통신 업계를 대표하는 SK텔레콤과 KT를 지원군으로 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피온코리아와 리벨리온이 NPU 시장에서 증명해온 개발 역량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피온과 리벨리온은 현재 각각 데이터센터 전용 AI칩인 X330, 아톰 등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리벨리온과 삼성전자가 협력 개발 중인 AI 전용칩 ‘리벨’, 사사피온과 SK하이닉스·TSMC가 개발하는 X430 등도 향후 라인업에 추가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네이버가 차세대 AI 반도체 솔루션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와 네이버는 각 분야 기술의 선두주자로서 이번 협력을 통해 AI 시스템에 최적화된 반도체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와 네이버는 이번 협력을 시작으로 고성능 컴퓨팅을 지원하는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의 확산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추론용 AI 칩 ‘마하2’ 개발에 착수했다. 마하는 HBM(고대역폭 메모리)이 필요 없는 AI 추론에 특화된 반도체로, 메모리와 그래픽 처리 장치(GPU) 사이의 데이터 병목 현상을 8분의 1로 줄이고 전력 효율을 8배 높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
AI 반도체 시장의 규모는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의 ‘AI 반도체 시장 현황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 규모는 지난 2022년 411억달러(약 56조원)에서 2028년 1330억달러(약 182조원)로 연평균 21.6% 성장할 전망이다. 이러한 추이는 글로벌 주가 상황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AI 반도체 생산기업 엔비디아는 MS와 애플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에 올랐으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도 모두 상승세다.
세계 각국은 몇 년 전부터 자국의 반도체 산업 활성화를 위해 적극 투자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2022년 반도체지원법(CHIPS Act)을 제정해 527억달러(약 73조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원했으며, 중국 정부는 AI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사상 최대인 3440억위안(약 65조원) 규모의 반도체 펀드를 조성했다. 이외에도 일본, 대만, 유럽 등에서 여러 지원책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리 정부는 2030년까지 글로벌시장 점유율 20%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아직까지는 세제혜택 중심만 혜택만 있을뿐 보조금 지원은 없는 것이 현실이어서다. 이에 한국경제인협회는 최근 여야에 '22대 국회에 바라는 경제계 110대 입법 과제'를 전달하고 첨단산업 분야 보조금 등 지원 강화를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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