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선 '이재명 입장서 리스크 커' 연임 우려 시각도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당대표직 사퇴를 발표했다. 이는 오는 8월 전당대회에 출마해 대표직 연임을 준비하기 위한 조처이다. 다만 이 대표가 현재 당내 압도적 지지를 얻고 있어 연임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그의 대표 사퇴 후 대표직 도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 이재명 대표는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가 종료된 직후 "조금 전 최고위원회의를 마지막으로 민주당 대표직을 사임하게 됐다"며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인데 최고위원님들의 협조와 당직자들의 헌신 덕분에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무사히 임기를 계속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 대표는 이어 "민생도 어렵고 경제도 어렵고 한반도 안보 역시도 매우 불안한 가운데 국민 여러분께서 얼마나 걱정과 근심, 고생이 많으시냐"며 "국민과 나라가 당면한 거대한 위기 앞에서 민주당과 저 이재명이 어떤 길을 가야할 것인지 깊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험난한 현실의 한가운데서 국민과 함께 대한민국의 이 위기를 어떻게 하면 극복하느냐"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잠시 후 있을 민주당 전당대회는 의례적인 당원들의 축제가 아니라 국민들께 새로운 희망을 만들고, 새로운 미래를 여는 중요한 모멘텀이 돼야 한다"며 "길지 않게 고민해서 저의 거취를 결정하겠다"며 조만간 출마 선언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일각서 개인의 '사법 방탄'을 위해 연임에 도전한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이 대표는 "제 개인의 입장을 생각한다면 지금 상태로 임기를 그래도 마치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면서 공정성을 위해 대표직 사퇴 후 정당하게 전당대회에 도전한다고 맞섰다.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연임 얘기에 웃어 넘겼지만, 결국 웃어 넘길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됐다"며 "이런 점들을 종합해 국민의 입장에서 대한민국 정치에 어떤 게 더 바람직한지를 우선했다. 개인적 입지보다 전체를 생각해서 결정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에 대해 당내에서는 여전히 우려가 존재한다. 특히 비슷한 시기 전당대회를 진행하는 국민의힘이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 윤상현 의원 등 중진 인사 4인이 대결하는 구도이기 때문에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흥행에서 부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민주당이 최근 이 대표의 '대권행' 맞춤형으로 해석될 수 있는 당대표의 대선 출마 시 1년 전 사퇴 규정 폐지를 골자로 하는 당헌·당규 개정을 진행한 바 있어, 이 대표가 무리한 연임 도전으로 오히려 중도층 민심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대표의 연임 필요성에 대해 "당 대표가 누가 되든 민주당에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재명이라는 대선 후보의 입장에서 본다면 너무 많은 리스크를 안고 가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고 최고위원은 "지금은 윤석열(대통령)이라는 거대한 힘하고 싸워야 되기 때문에 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당의 입장으로서는 좋다. 그래서 이 대표만 한 사람이 없다"라면서도 "목표를 대권에 잡아야지 당권에 둬서는 안 된다. 이재명이라는 사람, 그리고 대선 후보를 갈 사람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가장 최선의 선택일까에 대해 반문이 있는 것"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