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24일 순직 군인·군무원·경찰공무원 등의 유가족에게 위자료 청구권을 보장하는 내용의 '국가배상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해당 법률 개정안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10월 법무부 장관이던 때 발의했으나 올해 5월 21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된 바 있다.
신장식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개정안은 지난해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이 고 홍정기 일병의 유가족을 만나 개정을 약속했으나 21대 국회서 폐기된 법안"이라며 "한동훈 본인이 작성하고, 약속하고, 국회로 보냈던 그 국가배상법을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그대로 발의한다"고 이 같이 전했다.
현행 국가배상법은 전투·훈련 등 직무로 전사·순직하거나 공상을 입은 본인, 그 유족이 재해보상금·유족연금·상이연금을 지급 받을 수 있을 땐 국가배상 청구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한다. 이에 따라 해당 개정안은 전투·훈련 등으로 사망한 군인 등의 유족에게 자신의 정신적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신 의원은 "자식을 잃은 부모의 비탄을 자신의 '인기몰이, 셀럽 놀이' 수단으로 써먹은 것에 대해 '표리부동, 양두구육, 인면수심' 이 말을 정부 여당의 당 대표로 나서는 한 전 위원장에게 돌려드린다"며 "유족에게 눈물 흘리며 개정을 약속하고 정부 여당 의원을 이끄는 비상대책위원장을 했음에도 자신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책임을 이제라도 다하기 바란다"고 직격했다.
또 신 의원은 "이번 개정안은 혁신당 의원 12명 공동발의로 재추진됐다"며 "(법안이 소급 적용할 수 있도록 규정해) 홍정기 일병의 유가족 뿐 아니라 지난해 수해복구작업 중 사망한 채 해병의 유가족, 최근 얼차려 중 숨진 훈련병의 유가족 등 군대에서 불의의 사고로 순직한 가족을 둔 유가족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법이니만큼 22대 국회가 빠른 시일 내에 통과시킬 것을 여야 모두에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 전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3일 육군 복무 중 가혹행위로 인해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난 고(故) 조 모 상병의 유족을 손편지로 위로하며 '이중배상금지' 조항을 담은 국가배상법 개정을 약속한 바 있다. 그는 "형님 같은 분들 덕분에 오늘의 우리가 있다. 그런 마음으로 국가배상법을 냈고 반드시 통과되게 할 것"이라며 "누구도 이걸(국가배상법) 반대할 수 없다. 한동훈 올림"이라는 내용의 손편지를 조 상병의 유족에게 발송했다.
해당 편지는 조 상병의 가족이 한 장관에게 도움을 요청하며 보낸 편지에 대한 답장이다. 조 상병은 지난 1997년 선임병 8명에 대한 원망을 담은 유서를 작성하고 숨졌으나, 가해자로 지목된 병사들은 전원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으며 군 당국은 해당 사실을 유족에게 알리지 않았다. 이에 따라 유족들은 재수사 요구 기회를 박탈 당했고, 이후 육군은 수사 자료조차 폐기해버렸다.
한 전 위원장은 이후 같은 달 15일에도 군복무 중 급성 백혈병에 따른 뇌출혈로 사망한 고 홍정기 일병의 어머니 면담하면서 국가배상법 개정 통과를 거듭 약속한 바 있다. 홍 일병은 2016년 사망 2주 전부터 증상을 호소했지만, 군 내 의료기관에서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아 사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