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책무구조도 도입…CEO부터 직원까지 사고책임 명확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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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책무구조도 도입…CEO부터 직원까지 사고책임 명확해져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4.07.02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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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가이드라인 발표...지주·은행, 6개월내 규정 마련
금융사고 발생시 CEO 제재...조기 도입시 인센티브 부여
금융위원회가 금융판 중대재해처벌법으로 불리는 책무구조 도입을 추진하면서 금융사들의 대응도 분주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위원회가 금융판 중대재해처벌법으로 불리는 책무구조 도입을 추진하면서 금융사들의 대응도 분주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금융판 '중대재해처벌법'으로 불리는 책무구조도 도입이 속도를 내면서 최근 은행 직원들의 대출 관련 배임 행위와 횡령 등으로 바닥에 추락한 금융소비자들의 신뢰가 회복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금융권 내부에서도 금융사고에 대한 책임이 명확해지는 만큼 금융회사 스스로 자정하려는 노력과 분위기가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3일부터 시행되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에 따라 금융지주와 은행들은 법 시행 6개월 후인 내년 1월 3일까지 임원별 내부통제 관리책임을 규정한 책무구조도를 마련해야 한다. 

책무구조도는 최고경영자(CEO),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 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 등 'C-레벨'의 최고위직 임원들을 대상으로 이들이 담당하는 직책별 책무를 배분하는 것이 핵심이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내용의 ‘책무구조도 등 개정 지배구조법령 해설서’를 2일 발표했다. 

우선 금융당국은 책무가 ‘금융관계법령 등에 따라 금융회사 또는 금융회사 임직원이 준수해야 하는 사항에 대한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의 집행 및 운영에 대한 책임’을 의미해 업무와 구분되는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책무구조도는 이사회 의결 7일 이내 금융당국에 제출해야 하고 해당 책무와 관련한 업무를 수행·감독하는 임원에게 배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또 임원이 아닌 준법감시인·위험관리책임자나 담당업무에서 임원에 준해 해당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에게는 책무를 배분할 수 있다. 자회사 내부통제에 지주회사 임원 영향력이 미치는 등 책무에 사실상 영향력이 미치는 다른 회사 임원이 존재한다면 그에게도 책무를 배분할 필요가 있다.

다만 금융당국은 책무구조도상 책무는 금융회사 업무와 관련한 책임만을 의미해 사적인 영역에서 준수해야 하는 사항에 대한 책임까지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봤다. 국내 금융당국이 감독권을 행사할 수 없는 국내 금융회사 국외 지점의 외국법령 준수 여부나 외국 금융회사 국내 지점의 외국법령 준수에 대해서는 책무를 배분할 필요가 없다고도 해석했다.

책무 배분의 핵심은 누락, 중복, 편중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임원의 선임·변경과 책무구조도 변경을 위한 이사회 의결 간 시점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 책무 누락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유고시 해당 책무를 배분받을 임직원을 미리 정하고 그의 전문성, 업무경험, 정직성 등도 미리 확인해 책무구조도에 반영해둬야 한다.

복수의 임원이 다른 날짜에 임면될 경우 이사회를 각각 개최할 필요 없이 하나의 이사회에서 변경 안을 일시에 의결할 수 있으나 책무구조도에는 기존 임원과 신임 임원의 책무 배분·해소 시점을 명확히 명시해야 한다.

대표이사 등이 내부통제 등 총괄 관리의무를 위반하거나 책무를 배분받은 임원이 내부통제 등 관리의무를 위반하는 경우 등에는 임직원 제재조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금융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내부통제 등 관리의무를 이행한 경우에는 제재를 받지 않고 상당한 주의를 다한 경우 제재의 면제·감경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은 내부통제 제재의 예측가능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내부통제 관리의무 위반에 대한 제재 운영지침’을 발표할 예정이며 금융권의 책무구조도 조기 도입·운영을 유도하기 위해 시범운영기간을 운영하고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책무구조도 도입이 속도를 내게되면서 첫 타자인 금융지주와 은행들은 금융당국에서 마련할 관련 가이드라인에 집중하고 있다. CEO의 내부통제 총관 관리 의무 사안 등 책무에 대한 범위에 대해 보다 명확한 지침이 담긴 해설서가 나온만큼 개별 은행들의 책무구조도 작성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내부통제에 구멍이 뚫릴 경우 이에 대한 책임이 명확해지는 만큼 그간 고질적으로 발생해온 은행 직원들의 배임‧횡령 등 금융사고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지난달 14일까지 금융권에서 발생한 횡령사고 규모는 총 1804억274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과거 금융사고 판례들과 금융감독원의 경영유의사항 조치 등을 분석해 모범사례를 선정하고 구체적인 행동지침을 만드는 등 실효성 있는 기준을 마련키로 하면서 보다 내부통제가 두터워질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책무구조도가 도입되면 상급자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지만 반대로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 내부통제 관리의무를 수행한 경우 제재조치를 감경 또는 면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철저한 내부통제 관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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