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3일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에 대한 국회의 탄핵 소추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의 인권위법 개정안을 발의한다. 사실상 지속된 막말 논란으로 국내를 넘어 해외 인권기구에서조차 자격 시비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김용원 상임위원을 겨냥한 법안이다.
이날 강유정·서미화·윤종군·정을호 민주당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위원장이나 인권위원이 '지속·반복적으로' 자격요건을 '현저하게' 위배하는 행위를 지속했을 경우 국회가 탄핵소추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김용원 탄핵법'을 발의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법안 발의에는 민주당 의원 17명이 참여했다.
현행 인권위법은 인권위원에 대해 '인권 문제에 관해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있고 인권의 보장과 향상을 위한 업무를 공정하고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으로 규정한다. 임명 당시의 자격 요건은 존재하지만, 인권위원으로 임명된 이후 자질 문제가 불거질 경우 이를 제재하기는 어렵다.
이에 의원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명으로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재임 중인 김용원 상임위원은 인권위 직원들에 대한 지속적인 막말과 갑질, 폭언 등으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1조와 제5조를 무력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김 상임위원은) 일상화된 고압적 태도와 공식 석상에서의 고성, 모욕적 언사 등으로 국가인권위원회를 '인권 훼손의 장'으로 전락시키고 인권 가치를 지속·반복적으로 훼손시키고 있다"며 탄핵 필요성을 주장했다.
아울러 이들은 "윤석열 정권은 국제적 자랑거리의 하나로 성장한 인권위를 이념적 잣대로만 멋대로 재단하고 인권위 무력화를 위해 김 상임위원같은 반인권 인사를 상임위원으로 임명했다"며 "한국의 인권위가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인권기구로서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인권보호, 인간의 존엄과 가치실현 등을 위해 법안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김 상임위원은 지난 1일 고(故)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과 관련한 야당 의원 질의에 "인권위는 인권 좌파들의 해방구가 된 실정"이라고 발언하며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또 지난달 인권위 상임위원회에서는 "기레기들이 들어와 방청하고 쓰레기 기사를 쓴다"고 발언했으며, 군 사망 유족이 사망 장병에 대한 사건 수사를 지속해 요구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감금, 협박 당했다며 유족을 고발하는 등 지속된 반인권적 행보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지난달 21일 아시아국 인권 상황을 모니터링 하는 국제 비정부기구(NGO) '아시아 국가인권기구 감시 엔지오 네트워크(ANNI)'는 윤석열 대통령에 국가인권위원회 차기 위원장 선출 시 국제 인권 기준을 준수할 것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내는 등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현재 김 상임위원은 오는 9월 임기가 만료되는 송두환 위원장의 후임인 차기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자리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