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1조3000억원 규모의 국내 홍삼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품질논란 등 풀어야 할 당면 과제도 여전히 산적해 있다.31일 업계에 따르면, 홍삼시장의 맹주인 KGC인삼공사의 ‘정관장’을 쫓기 위한 대형마트 3사의 고군분투 속에 홈쇼핑시장에도 ‘반값 홍삼’ 이 등장했다.GS샵은 최근 홍삼농축액브랜드인 ‘김오곤의 홍삼정 100’을 론칭하고, 시중 제품보다 50% 저렴하게 선보였다. 국내산 6년근 홍삼을 우수 건강기능식품제조기준(GMP)시설에서 엄격한 품질검사를 통해 만들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CJ오쇼핑도 이달 초 가격을 크게 낮춘 ‘어삼 하루홍삼 농축정’을 내놓은 바 있다.‘반값 홍삼’ 열풍은 앞서 이마트로 촉발된 대형마트 3사로 번지며 활기를 보이기 시작했다.첫 포문을 연 이마트는 지난해 10월 자체상표(PL)를 단 ‘이마트 6년근 홍삼정’을 출시, 준비한 3000개의 물량이 이틀 만에 모두 완판돼 화제를 모았다.이마트가 소비자에 반응을 얻자 동종 업체들도 앞다퉈 홍삼파우치 등 홍삼 관련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관련 시장 반격에 나섰다.식품업체들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야쿠르트, CJ제일제당, 오뚜기 등 다양한 업체들도 다양한 홍삼 제품을 출시, 포화 상태인 이 시장에 맞불을 놓았다.
고가의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식되던 홍삼이 최근 들어 대중화 됨에 따라 홍삼시장 판도에도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가격을 대폭 낮춘 반값 홍삼이 등장하면서 홍삼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었다”며 “후발주자들의 활약에 홍삼시장의 독주체제를 달리던 정관장의 아성도 흔들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그러나 반값 홍삼을 바라보는 소비자와 농가의 속내는 제각각이다.당산동에 거주하는 주부 김모씨(43세)씨는 “양질의 홍삼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주부 입장에선 환영한다”고 말했다.정작 농민들은 한숨이다. 키우기가 까다로운 인삼의 재배비용은 점점 늘어나는 반면, 농가가 홍삼 제조업체에 파는 인삼의 수매가격은 떨어지고 있기 때문.대형마트의 경우 농가에서 삼을 사 가지 않기 때문에 농민들에게 실질적 혜택은 미미하다. 때문에 농민들은 대형마트가 소비자에게 안정적으로 홍삼제품을 공급하고, 농가와 상생하려면 직접 계약을 맺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한다.인삼업계 관계자는 “시중에 유통되는 반값홍삼 제품은 등급이 낮은 삼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 소비자 대부분이 인삼 재배나 유통 과정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낮은 가격만 부각된 것이며, 품질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 같은 지적에 대형마트는 농가에서 직접 수삼을 매입하고 홍삼정 생산시설에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한편, 반값홍삼 제품이 등장하면서 정관장 등 기존 제품이 폭리를 취한 것 아니냐는 ‘가격거품’논란도 사그라지지 않는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