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부부·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국정농단' 규정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거론 심판 촉구...野 30만명 집결 추정
매일일보 = 조석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선출되지 않은 권력자의 국정농단은 이 땅에서 영원히 사라질 줄 알았지만 최악의 정권을 만나 3년도 안 된 시간에 모든 꿈은 산산이 부서졌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녹취록 파동을 계기로 윤 대통령 부부와 명씨의 공천개입 의혹을 박근혜 정부 당시와 마찬가지 '국정농단'으로 규정한 것이다. 특검 압박과 또 다른 녹취록 폭로 등 대대적인 공세를 예고하는 한편 본격적인 탄핵 분위기 조성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후 민주당이 서울역 일대에서 개최한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특검촉구 국민 행동의 날' 집회에 참석해 "촛불로 몰아낸 어둠이 한층 크고 캄캄한 암흑이 돼 복귀했지만 어둠이 빛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다시 한번 증명해 보일 것"이라며 이같은 입장을 나타냈다.
이 대표는 "지금 바로 대한민국 헌법 제1조가 유린되고 있다"며 "국민이 직접 선출한 대통령이 아닌 책임 없는 자들이 국정을 지배하고, 주권자의 합리적 이성이 아닌 비상식과 몰지성, 주술이 국정을 흔든다"고 비판했다.
또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일어난 촛불 시위를 떠올려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낡고 후진 것들의 장벽을 허물고 새 시대의 문을 열기 위해 우리는 차가운 거리에 섰고 마침내 우리는 주인의 자리를 되찾았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표는 "모범적 민주국가의 꿈을 꿨고 당장의 삶이 고단해도 내일의 희망이 살아있는 나라가 될 것으로 믿었지만 나라가 어디로 가는 지 한 치 앞이 안 보인다"며 "이태원 참사, 오송역 참사, 채상병 사건 등 왜 죽어야 했는지 이유도 알 수 없고, 대통령, 총리, 장관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또 "고속도로 종점을 바꾸고 유권무죄 무권유죄식 검찰권 행사 등 사익과 정치탄압을 위한 권력남용에는 진심"이라고 강조했다. 김 여사의 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불기소 처분을 직격한 것이다.
이재명 대표는 윤 대통령과 명씨의 녹취록을 거론하며 "대통령실은 온 국민이 대통령의 육성을 들었는데도 또 국민을 속이려 한다"고 성토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 압도적 주권 의지인 김건희 특검법, 채 상병 특검법을 즉각 수용하라"며 "고사 직전 민생경제를 살리는 긴급조치를 즉각 시행하고 민생과 경제에 치명적인 전쟁유발 정책을 중단하며 한반도 평화의 길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민의힘을 겨냥해서도 "대통령이 잘못하면 여당이 바로잡아야 되는데 언제까지 용산 눈치만 볼 생각인가"라며 "8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는데 결국 빙빙 돌아 제자리에 돌아오고 만 것 같아 허탈하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표는 "다시 불의한 반국민적 권력을 심판하자"며 "국민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증명할 때까지 대통령은 지배자가 아니라 국민의 공복임을 인정할 때까지 함께 싸우자"고 촉구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날 규탄대회에 30만여 명이 참여했다. 민주당의 장외집회는 지난 6월 윤석열 대통령의 '채 상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 규탄대회 이후 4개월여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