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최한결 기자 | 이달 말 만기를 앞둔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을 놓고 정부에서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가운데 전문가들은 정부가 나서서 관련법을 폐지하거나 통제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앞서 임대차법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이후 후속 발표나 구체적인 대안 등은 제시되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도 후보 시절부터 임대차 2법은 폐지 수준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밝혀왔지만 22대 국회까지 여소야대 상황이 이어지면서 임기 중에 대대적인 법 개정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R114 통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전국 전세계약 비중은 지난 1분기(58.6%)보다 늘어난 61.1%였다. 개별 분기 기준으로 2021년 2분기(62.2%)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세 거래가 늘고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전셋값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수급 불균형을 지목하고 있다. 선호 입지와 단지에 수요가 몰리고, 관련 매물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최근 전세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임대차 2법 폐지 등은 오히려 시장에 큰 혼선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수정·보완하는 편이 낫다는 견해가 주를 이룬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임대차법은) 수정·보완이 맞다고 본다. 아무리 문제가 있다고 해도 임대차 2법을 폐지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차라리 5% 상한제한을 10%든, 20%든 늘려서 보완하는 게 리스크를 최소화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완전 폐지보다는 수정·보완이 맞다고 본다"면서 "사회적인 합의를 통해서 일정한 인상 폭을 다시 정하고 이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까지 상황을 좀 지켜본 뒤 존폐 여부를 결정하는 게 맞다는 주장도 나오는 가운데,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정부에선 거대 야당에 협조를 구해야만 법 폐지나 대대적인 보완이 가능할텐데, 이전 문재인 정부에서 임차인 보호를 위해 제정된 법 취지를 감안할 때, 민주당 등 야당에서 정부와 여당의 주장을 받아들일지도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