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배달비 빠진 정부 자율규제 실효성 논란도
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 배달 중개수수료를 둘러싼 음식 배달 서비스 플랫폼과 자영업자 간의 갈등이 포장수수료로 다시 한번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개수수료가 소비자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 우려한다. 이에 정부가 올해 하반기 ‘자율규제 기구 회의’를 열겠다고 발표해 사태 진압에 나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하반기 배달 플랫폼 자율규제 방안 구축을 위해 관련 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최근 일부 배달 플랫폼이 배달에 이어 포장에도 중개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재점화된 플랫폼과 자영업자 간 분쟁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 내 분석이다.
배달 플랫폼 점유율 1위인 배달의민족은 이달 1일 신규 입점 외식업주부터 음식을 포장하는 경우에도 중개수수료 6.8%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전까지는 배달 중개의 경우에만 중개수수료가 부과됐다. 주요 배달 플랫폼들의 중개수수료를 살펴보면 배민은 6.8%, 쿠팡이츠는 9.8%, 요기요는 12.5%를 부과한다.
중개수수료를 둘러싼 갈등은 오랫동안 지속돼 왔다. 자영업자와 배달 플랫폼 간 충돌이 지속되자 정부는 지난해 3월 ‘배달 플랫폼 자율규제 방안’을 구축하기에 이르렀다. 이를 통해 △입점 계약 관행 개선 △분쟁 처리 절차 개선 △상생 및 입점 업체의 부담 완화 등을 추진했다. 당시 배달 플랫폼들은 입점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덜어줄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 방안 중 하나로 배민과 쿠팡이츠는 최근 논란이 된 포장주문 서비스의 중개수수료 무료 정책을 1년 연장하기로 약속했다. 배민은 1년간 포장수수료 무료 정책을 시행했으나, 약속한 기간이 지나면서 이달부터 수수료 부과를 시작했다. 반면 쿠팡이츠는 포장수수료 무료 정책을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3월 배달 플랫폼 자율규제 방안 구축 당시, 업계는 가장 중요한 배달수수료 및 배달비에 대한 논의가 빠졌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올해 하반기 개최될 배달 플랫폼 자율규제 방안 구축 회의에서는 해당 사항이 논의돼 불공정한 수익 배분 구조가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행 배달플랫폼 수수료의 또 다른 문제는 수수료와 배달비의 증가가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전반적인 외식 시장 침체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KIET 산업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배달수수료 및 배달비의 증가가 전반적인 외식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져 관련 시장의 추가적인 성장을 저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 플랫폼 자율규제 방안에 수수료 및 배달비에 대한 이용자 간 협상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는 물론 외식업 사업자, 배달원 모두 선택의 여지없이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인만큼, 관련 논의는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중국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배달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산업 구조가 되면서 배달수수료에 대한 부담도 커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포장수수료까지 부과하게 되면 실제로 자영업자의 손에 쥐어지는 수익이 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