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급등... 1기 신도시 재건축도 골머리
"기술 개발로 시공 단가 낮추고 인센티브 줘야"
"기술 개발로 시공 단가 낮추고 인센티브 줘야"
매일일보 = 최한결 기자 | 국내 아파트 시공 원가가 급등하면서 시공사와 발주처간 공사비 조율 문제로 공사 중단 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상당수 정비사업지에서 이같은 원가 상승 여파로 조합원들이 짊어지는 분담금 갈등이 심화된 모습이다.
9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건설공사비지수는 154.6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 1월 118.30과 비교하면 30.7% 상승한 수치다. 건설공사비지수란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재료, 노무, 장비 등 직접 공사비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통계다. 이처럼 공사비가 급등한 것은 코로나19·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원자재값이 크게 오르고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금융 비용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시멘트 가격은 54.6%나 올랐고 이 밖에 철근(64.6%)·형강(50.4%)·아연도금강판(54.1%)·건축용금속공작물(99.5%)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이 같은 상황으로 기착공 현장에선 조합 등 발주처와 시공사 간 공사비 상향 문제를 놓고 마찰이 잇따르고 있다. 일례로 송파구 '잠실 진주아파트 재건축사업'에서 공사비 갈등으로 공사가 지연됐다. 시공사인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11월 공사비를 기존 7947억원에서 1조4492억원으로 인상할 것을 요구했고 조합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해당 사업지는 지난해 분양을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갈등이 격화되며 일정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서울 노원구 최대 정비사업지 중 한 곳인 상계주공5단지는 추가 분담금에 대한 부담으로 시공 계약을 해지하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1기 신도시 재건축 프로젝트 역시 공사비 급등 문제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진형 광운대 교수는 "분담금 문제는 결국 고금리·인건비 상승 등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업계에서는 기술 개발을 통해서 건설단가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정부는 업계에 기술력 개발에 따른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