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 1주기 '촛불문화제'…'탄핵 청원' 청문회도 개최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야권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이후 대여 투쟁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반발, 긴급 규탄대회와 공동 기자회견 등에 나섰다. 또 채 상병 순직 1주기에 맞춰 촛불문화제를 개최하고, 윤 대통령 탄핵 국민청원 관련 청문회를 진행하는 등 전방위적 공세를 예고하고 있다.
야 6당(민주당, 조국혁신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새로운미래, 진보당)은 시민사회단체와 10일 오전 10시 오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순직해병특검법 거부 강력 규탄·민생개혁입법 수용 요구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강력 규탄했다.
박찬대 민주당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자신의 범죄 의혹을 덮기 위해 국민이 위임한 권한을 사적으로 남용하며 무능한 독재자의 길을 가고 있다"며 "채 상병 사건 진상을 밝힐 생각은 전혀 없고 오직 자신의 잘못을 감추기에만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정신 차려야 한다"며 "특검법 저지에만 사력을 다하며 민심을 배신하다가는 국민의 힘에 의해 퇴출을 당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당 대표 권한대행은 "지난 4·10 총선 이전부터 줄곧 국민 60% 이상이 찬성한 특검법을 거부한 것은 곧 민심을 거부하는 것이다. 국민은, 민심을 정면으로 거슬러 도전한 대통령을 가만두지 않는다"며 "채 상병 특검법 국회 재의결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윤석열의 외압 방해 및 외압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법을 발의하겠다"며 "구명 로비의 주요 창구였다는 정황이 드러났다는 김건희 여사도 수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은 "15번째 거부권 행사는 대통령이 스스로 탄핵의 강을 자초했던 결정적인 오판으로 길이길이 남을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여당에게는 "막으려 할수록 민심의 분노는 더 거세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도 "이제는 경고가 아니라 선고를 내릴 때"라고 역설했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역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통치를 무너뜨리는 주권자 국민의 뜨거운 힘을 보여달라"고 외쳤다.
야권은 윤 대통령이 지난 9일 채 상병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이후 대여 전선을 형성, 공세에 나서고 있다. 윤 대통령은 특검법의 위헌성 등을 이유로 국회 통과 시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예고대로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재의요구안을 즉시 재가한 바 있다.
이에 야당은 장외 투쟁과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청문회' 등을 통해 정부·여당을 전방위적으로 압박, 재의결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야권은 오는 14일 서울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특검법 및 민생개혁 입법 수용을 촉구하는 범국민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채 상병 순직 1주기인 19일에는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연다.
아울러 최근 동의자 수가 130만명을 돌파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관련 청문회도 두 차례 진행한다. 오는 19일에는 채 상병 순직 사건 관련 의혹을, 26일에는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등 의혹을 집중 추궁한다. 청문회 증인으로는 김 여사와 윤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를 비롯해 신원식 국방부 장관,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이 포함됐다. 야권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열리는 국회 국민동의청원 청문회를 통해 대여 공세 화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