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은 현장서 사살…청중 1명 사망·2명 중상
바이든 "정치 폭력 적절하지 않다…역겹다"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 오후(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 유세 도중 총격을 받고 긴급 대피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른쪽 귀 부근에 부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용의자는 미국 비밀경호국에 의해 사살됐다. 또 유세장에 있던 청중 1명이 사망했고, 2명은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의 선거 유세장에서 자신의 선거 공약인 국경 문제에 대해 연설을 하던 순간 여러 발의 총성이 울렸다. 총성이 울리자마자 동시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른쪽 귀 부분을 만지며 단상 아래로 몸을 숙였다. 이어 경호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있는 무대 위로 뛰어올라 상황은 종료됐다.
자리를 긴급히 피하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몸을 피하면서 지지자들에게 주먹을 들어 보이는 등 괜찮다는 제스처를 보였고,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차량에 탑승한 뒤 유세장을 떠났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나는 오른쪽 귀 윗부분을 관통하는 총알에 맞았다"며 "나는 윙윙 거리는 소리와 총소리를 들었을 때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즉각 알았고 바로 피부를 찢는 총알을 느꼈다"며 썼다. 이어 "피를 많이 흘렸으며 그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깨달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트럼프 캠프 스티븐 청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태에 대해 "괜찮다"며 "이 사악한 행위에 대한 신속한 조처를 해준 법 집행 기관과 응급 구조대원들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비밀경호국은 이번 총격이 이른바 '스나이퍼(저격수)'에 의한 소행이라고 밝혔다. CNN에 따르면 총격범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회장 밖 인근 건물 옥상에서 그를 저격했고, 거리가 수백 야드가 떨어져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리처드 골딩거 지방 검사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현장에 있던 한 목격자는 BBC에 "트럼프가 연설을 시작하기 약 5분 전에 수상해 보이는 한 남성이 지붕 위를 '곰처럼 기어가는' 수상한 모습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또 "남성은 소총을 가지고 있었는데, 우리 눈에도 그가 소총을 들고 있는 것이 똑똑히 보였다"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델라웨어주 한 성당에서 나오는 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는 보고를 받고 총격 테러를 규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후 델라웨어주 러호버스비치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미국에서 이런 정치 폭력이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들어본 적이 없고 적절하지 않다. 모두가 규탄해야 한다"며 "미국에서 이런 종류의 폭력이 있을 자리는 없다. 역겹다. 이것은 우리가 이 나라를 통합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