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인상률에 불만 제기… “상승률 너무 적어”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내년도 최저임금을 둘러싼 산업계와 노동계의 첨예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내년 최저임금은 1만30원으로 결정됐다. 이번 인상률은 1.7%로, 2021년 1.5%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계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영 부담을 호소하며, 최저임금 동결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영업이익으로 대출이자도 갚지 못하는 중소기업이 과반에 달하고 파산과 폐업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동결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매우 아쉽다"고 평가했다. 반면 노동계는 최저임금 인상률이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라며 사실상 실질임금 삭감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노총은 "언론에서 1만원 돌파가 엄청난 것인 양 의미를 부여하지만, 이는 실질적 삭감"이라고 비판했다.
양측은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 과정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중기중앙회는 구분적용 방안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단일 최저임금제가 유지된 것은 현실을 외면한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했다. 민주노총도 현재의 최저임금 결정구조가 가장 큰 문제라며, 공익위원이 정부의 의지를 실현하는 구조에선 의미 있는 최저임금 결정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위는 근로자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 등 총 27명으로 이뤄진다. 다만 근로자-사용자위원 간의 갈등으로 보통 공익위원이 산식에 따라 최저임금을 결정해 왔다. 이번엔 노동계와 경영계의 최종안 요구안인 1만120원과 1만30원을 투표에 부쳤는데, 공익위원 9명 중 5명이 경영계의 손을 들어 1만30원으로 결정됐다.
한편, 현장에서는 최저임금 쇼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직원을 줄이거나 업주 홀로 일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고 읍소한다. 경기도 안성시 편의점주는 “방학 때마다 주변 대학생들로부터 알바를 뽑느냐는 문의가 오지만, 거절하고 혼자 일하고 있다. 이미 혼자서 일하는데 적응된 업주들도 많다”고 말했다.
실제 KDI 한국개발연구원은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작으며, 오히려 대상자의 취업률을 감소시킨다고 분석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인상될 경우 종사자 5인 미만 영세사업체에서 최대 7만1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 S대 경영학과 학생은 “집 주변 소규모 카페나 음식점은 알바가 필요 없단다. 일 할만한 곳은 프랜차이즈 전문점 뿐인데, 거긴 이미 직원이 꽉 찼다”며 “어차피 일자리도 없는 마당에, 직원도 몇명 안뽑아서 힘든 알바를 하느니 공부에 더 시간을 투자해서 바로 취업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