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밸런싱 첫 발 뗀 SK그룹…박상규 SK이노 사장 "SK E&S와 시너지 극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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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밸런싱 첫 발 뗀 SK그룹…박상규 SK이노 사장 "SK E&S와 시너지 극대화"
  • 최은서 기자
  • 승인 2024.07.18 1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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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밸류체인 전반으로 사업 영역 확장
합병 이후 사내 독립기업 형태로 운영될 전망
E&S "투자자 KKR과 우호적 분위기서 협의 중"
18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이 합병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최은서 기자
18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이 합병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최은서 기자

매일일보 = 최은서 기자  |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으로 오는 11월 자산 100조원 규모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민간 에너지 공룡기업이 탄생한다. 올해 초부터 SK그룹이 추진 중인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구조조정)의 첫 작품으로, 석유부터 전기에 이르기까지 전 에너지 영역에 걸친 밸류체인을 완성하게 됐다. 합병을 통해 양 사는 외형적 성장 외에도 포트폴리오 경쟁력 강화, 재무·손익구조 강화, 성장 모멘텀 확보 등에서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18일 서울 종로구 SK 서린사옥에서 열린 합병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정유·화학·배터리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최대 에너지 회사인 SK이노베이션과 LNG·발전·수소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최대 그린 에너지 회사가 25년만에 재결합한 것으로 양사 모두에게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합병은 SK가 40년 전부터 꿈꿔 왔던 종합 에너지 회사를 실현하고 새로운 도전으로 나아가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합병 배경에 대해서도 "단기적으로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급변하는 에너지 시장과 높아지는 토탈 에너지 솔루션 요구에 대응하는 것이 큰 과제"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내달 27일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을 가결하고 11월 1일 합병법인을 공식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합병 후 SK이노베이션 최대주주인 SK㈜의 지분율은 36.22%에서 55.9%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합병으로 석유·화학, 액화천연가스(LNG), 도시가스, 전력, 재생에너지,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소, 소형원전모듈(SMR), 암모니아, 액침냉각 등 에너지 밸류체인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게 된다. 박 사장은 "합병을 통해 에너지 영역의 현재와 미래를 모두 아우르는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구축함으로써 향후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룹의 중간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과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알짜 회사로 평가받는 SK E&S를 합병해 재무 건전성도 강화될 전망이다. 재무·손익구조 측면에서도 자산 100조원, 매출 88조원 규모의 외형을 갖추고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합병 전보다 1조9000억원 늘어난 5조8000억원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 대표는 이번 합병에서 새로운 성장 모멘텀 확보에 큰 의미를 뒀다. 그는 "현재 SK이노베이션의 전개 사업은 석유화학과 배터리지만 전기차 캐즘이 길어지고 포트폴리오에도 캐즘이 생겼다"며 "포트폴리오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해줄 사업이 필요했는데 이번 합병을 통해 안정적이고 미래 성장력이 높은 전기, LNG 등까지 아우르게 돼 보완이 이뤄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SK E&S는 합병 이전과 같이 독립적인 사업을 영위하는 CIC(사내 독립기업) 방식으로 통합,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박 대표는 "SK E&S가 가진 역량이 훼손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해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양사 간 시너지를 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추형욱 SK E&S 대표도 "합병 이후에도 SK E&S의 수익 경쟁력을 유지하는게 중요하기 때문에 책임 경영 체계를 유지할 것"이라며 "SK이노베이션이라는 우산 아래 글로벌 시장에서의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고 미래를 위해 힘을 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양사 합병 시너지를 구체화하기 위해 공동 시너지 태스크포스(TF)를 만들 계획이다. SK E&S 분할상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SK E&S에 3조원대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투자한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합병에 반발해 상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양사 합병비율은 1대 1.1917417로 SK E&S 가치가 시장 예상보다는 낮게 결정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서건기 SK E&S 재무부문장은 "기존 발행 취지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KKR과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협의 중으로 합병 법인에 부담이 되지 않을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일축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지분 매각 등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경쟁력 차원에서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 다양한 옵션을 검토 중이나 초기 단계로 뭐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SK온도 전날 SK이노베이션 100% 자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 합병을 의결했다. 박 사장은 "SK온의 대부분 중요한 투자들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내년에 자본 부담이 대폭 감소할 것"이라며 "현재 상황이 좋지 않은 것도 사실이어서 자체적으로 자금 조달 방안을 강구 중으로, 순조롭게 자금이 조달될 수 있도록 협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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