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대항마로 부상 기대…"콘텐츠 경쟁력·규모 경제 실현"
매일일보 = 이미현 기자 |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 대항마로 기대를 한 몸에 받는 토종 OTT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예상 보다 늦어지고 있다. 일각에서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을 점쳤지만 양사 모두 합병 의지를 드러내면서 논란은 수그러들었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한 각 사 주주 간의 줄다리기가 7개월 동안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언제 합병 논의가 마무리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티빙 모회사 CJ ENM과 웨이브 모회사 SK스퀘어는 티빙·웨이브 합병 관련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양사는 지난해 12월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본계약은 올해 상반기께 체결될 전망이었다.
하지만 양사의 협상이 장기화 되고 있다. 합병이 속도감 있게 추진되지 않은 배경으로는 합병비율과 웨이브 전환사채(CB) 상환 분담 등 티빙이 합병법인의 경영 주도권을 갖는 과정에서 밸류에이션 산정이 길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근 합의점을 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OTT 관계자는 “주주사 간 세부적인 내용을 협의 중이지만 상당 부분 진척됐다”며 “무산 없이 합병이 성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연내 합병 추진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티빙의 주주 구성은 CJ ENM(48.9%)이 최대주주로 있으며 KT스튜디오지니(13.5%), 젠파트너스앤컴퍼니(13.5%), SLL중앙(12.7%), 네이버(10.7%) 등으로 구성돼 있다. 웨이브는 SK스퀘어(40.5%)가 최대주주로 있으며 KBS와 MBC, SBS 등 지상파 3사가 19.8%씩 지분을 가지고 있다. 미래에셋벤처투자와 SKS 프리이빗에쿼티(PE)도 재무적투자자(FI)도 있다.
양사가 합병이 될 경우 CJ ENM이 합병 법인의 최대주주에 오르고 SK스퀘어가 2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성사될 경우 1000만명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하게 된다.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지난 6월 월간 사용자 수(MAU)는 1096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티빙의 이용자는 739만9000명으로 올해 1월부터 매월 상승 추세다. 올해 한국프로야구(KBO) 온라인 독점 중계권을 확보하면서 이용자가 크게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넷플릭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웨이브는 지난달 432만명으로 집계됐다.
티빙과 웨이브가 결합 시 1170만명의 이상 이용자를 단숨에 확보할 수 있다. 이는 넷플릭스를 뛰어 넘는 수치다.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으로 출범할 OTT 합병법인이 넷플릭스 대항마로 부상한데는 이 같은 이유가 있다.
양사의 결합은 글로벌 OTT에 반격할만한 콘텐츠 경쟁력 보유 등 큰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OTT 업계에서 의미가 크다. 한 OTT 관계자는 “국내 가장 영향력 있는 미디어 기업들이 주주로 결집되고, 양질의 콘텐츠 수급을 비롯해 통신서비스 결합 마케팅 등 규모의 경제가 실현된다”며 “이를 기반으로 컨텐츠 투자, 글로벌 진출 등 경쟁력을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