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카 일본회장 피해 심각, “신도들 337건의 인권침해, 전국교회 1만 건 피해”
나카야마 국제변호사, “해산명령청구는 종교법인법상 해산사유 충족 못해”
매일일보 = 나헌영 기자 |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이하 가정연합)은 지난 23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총격사망 2주기를 맞아 다나카 도미히로 일본 가정연합 회장 인터뷰를 통해 지난 2년간 일본 가정연합이 일본 정부와 일본 언론으로부터 얼마나 심각한 피해를 받았는지에 대해 강하게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날 다나카 회장은 “지난 2년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종교 자유의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라면서 “아베 신조 전 총리 총격 사건 이후 2년이 지나면서 가정연합을 둘러싼 주변 환경은 완전히 달라졌으며, 일본의 많은 언론에 의한 교단에 대한 비판적 보도는 이례적이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해산명령은 법인에게는 사형선고나 다름없으며, 정부의 결정은 모든 행정과 국민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에 정부가 해산명령을 청구함으로써 정부가 가정연합을 반사회적 단체로 인정했다는 판단이 일본 전역을 뒤덮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다나카 회장은 “종교법인 해산명령청구를 우려하는 다른 종교단체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기 시작했으며, 또한 어제 심포지엄처럼 세계 석학들의 목소리도 높아졌다”라고 강조하면서 “앞으로 종교의 자유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분들과 함께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하루 전날인 22일에는 일본 도쿄에 위치한 해운클럽에서 ‘종교의 자유와 민주주의의 미래’란 주제로 국제종교자유연합(International Coalition for the Religious Freedom, 이하 ICRF) 일본위원회 총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최근 일본에서도 종교적 편견과 무지가 확산되어 종교의 자유가 침해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고, 민주주의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어 ICRF 일본위원회 총회가 개최하게 됐다.
이날 종교의 자유와 관련된 다양한 시각이 표출되고 실제 사례가 공유된 가운데 2022년 7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피습 사건 이후 일본 정부가 취한 일본 가정연합에 대한 해산명령청구를 두고 많은 우려가 제기됐으며, “특정 종교에 대한 비방, 중상모략이 자행되는 것은 사회 도덕성을 떨어뜨리고 민주주의 위기, 국가의 쇠퇴를 가져올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ICRF 일본위원회는 일본 정부의 가정연합 해산명령청구가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국 국무부는 ‘2023 국제종교자유보고서’에서 “일반적인 규범에서 벗어난 조치”라고 지적했다. 형법 위반을 근거로 이뤄져 온 종교법인에 대한 해산명령청구가 가정연합의 경우 민법에 근거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ICRF 관계자는 지난달 프랑스에서 열린 ‘신흥종교연구센터’(CESNUR) 국제회의에서 “일본 정부의 가정연합에 대한 해산명령청구는 종교의 자유를 위협하는 것으로 보고됐다”라고 전했다. 이 단체는 이탈리아 토리노를 기반으로 1988년 유럽 각 대학, 연구소에 재직하는 종교학자들이 설립한 곳으로 신흥종교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가정연합은 일본 정부의 해산명령청구가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카야마 다쓰키 국제변호사는 “해산명령청구는 종교법인법상 해산사유를 충족하지 못했다”라고 규정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가정연합에 대해 지적한 위법한 행위의 조직성, 계속성, 악질성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 해산명령청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일본 정부가 주장하는 피해자 구제가 “가정연합의 법인격이 소멸돼 오히려 더 어려워진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ICRF 일본위원회 총회에서 5가지 종교의 자유에 관한 제언이 이루어졌다. 1) 종교와 컬트의 정의를 법으로 쉽게 정의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2) '종교의 자유'는 '신념의 자유'와 함께 그에 따른 활동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어야 한다. 3) 정교분리 원칙은 국가의 종교활동에 대한 개입 금지를 요구한다. 4) 종교활동을 제한하는 법률을 제정해서는 안 된다. 5) 종교의 자유 침해는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위상을 떨어뜨린다. ICRF 일본위원회는 이 5가지 제언을 통해 종교와 문화의 오랜 역사를 가진 일본이 종교의 자유와 기본적 인권, 그리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존중하는 나라가 되기를 기원했다.
또한, 같은 날인 22일 일본 도쿄에 위치한 뉴오타니호텔에서는 국제종교자유정상회의(International Religious Freedom(이하 IRF) Summit) Asia가 ‘아시아의 종교자유와 안전보장’이란 주제로 개최했다. 워싱턴 DC에서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IRF Summit의 공동의장인 샘 브라운백 대사(美 국무부 국제종교자유 前 특임대사)와 카트리나 란토스 스웨트 박사(북한인권위원회 공동의장)를 비롯한 각국 종교전문가들과 지식인들이 일본을 방문해 종교난민단체 및 피해자들과 교류하고 아시아의 종교자유와 안전보장에 대해 토의했다. 일본에서 최초로 개최된 IRF 서밋 아시아는 아시아에서는 두 번째로 개최됐다. 아시아는 전 세계 인구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IRF 서밋에 기조연설자로 참석한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은 가정연합에 대한 일본 정부의 해산명령청구 조치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가정연합 일본인 신자의 질문을 받고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하며 “어떤 교회를 해산하는 것은 실수이자 일본이라는 나라에 해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어떤 신앙을 실천하는 자가 법을 어겼다면 해산명령청구는 적절하지 않다. 그에 맞는 공정한 절차가 필요하다”라며 “일본 정부가 이 문제를 잘 검토해서 여러분이 우려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결정을 내리기를 기도한다”라고 말했다.
IRF 서밋 아시아에서 샘 브라운백 공동의장을 비롯한 참가자들은 이날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제노사이드(대량학살)의 영향, 권위주의 체제의 종교 자유 제한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들은 “종교의 자유를 위한 운동이 공통된 인권과 관련된 운동”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은 영상메시지에서 “민주화를 위한 대만인들의 중단없는 노력으로 대만의 종교 자유는 세계적인 수준”이라며 “다양성 인정과 대화는 대만의 자부심이다. 모든 사람들이 두려움 없이 신념을 유지하는 세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일본 가정연합은 1964년 7월 15일 일본에서 종교법인으로 인정받은 이후 현재까지 60년간 종교법인격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지금까지 일본 내에서 법률을 준수하며 세계평화와 인류화합을 위한 세계적인 선교활동을 펼쳐왔다. 지난 60년 동안 종교법인격을 인정받아 정상적인 활동을 펼친 종교단체가 단 한 건의 형사사건을 일으키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종교법인격을 취소하는 소송을 한다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유례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 종교전문가들은 일본 정부의 종교자유를 침해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