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해외 판매업체 18만여곳에 국내 고객의 정보를 넘긴 중국 알리바바그룹 산하 크로스보더 알리익스프레스(알리)가 과징금 19억여원 철퇴를 맞게 됐다. 개인정보보호법이 명시한 국외 이전 절차를 여겨 과징금이 부과된 것은 알리가 첫 사례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24일 ‘제13회 전체회의’에서 이같을 내용을 의결했다고 25일 밝혔다
개인정보위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늘어나는 해외직구 서비스로 국민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크다’는 지적에 따라 알리와 테무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개인정보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알리는 이용자가 구매한 상품의 배송을 위해 이들의 개인정보를 국외 판매자에게 제공해왔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알리에게 한국 이용자 개인정보를 전달받은 해외 판매자는 18만곳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남석 개인정보위 조사조정국장은 “오픈마켓 특성상 이용자가 구매 의사를 밝히면 해당 판매자한테 개인정보가 넘어간다”며 “현재 알리 입점 판매점으로 등록된 기업 18만여곳 대부분이 중국이었고, 일부 다른 국가가 포함됐다”고 말했다.
국내 개인정보보호법에선 정보주체가 자신의 정보가 해외로 나가는 사실을 필히 알 수 있도록 동의를 받고, 안전성 확보 조치와 개인정보 침해에 대한 고충 처리 및 분쟁 해결에 관한 조치를 계약서에 포함하도록 했다.
그러나 알리는 개인정보가 이전되는 국가나 개인정보를 이전받는 자의 성명(법인명) 및 연락처 등 관련 법이 정한 고지사항을 이용자에게 밝히지 않았다. 판매자 약관에도 개인정보 보호에 필요한 조치를 넣지 않았다.
회원 탈퇴 메뉴를 찾기 난해하게 구성하는가 함련, 계정삭제 페이지를 영문으로 표시하는 등 이용자가 권리를 행사하는 데 까다롭게 만들었다.
이에 개인정보위는 알리의 모회사 알리바바닷컴가 과징금 19억7800만원과 과태료 780만원을 물어야 한다고 의결했다.
개인정보의 국외 이전 과정에서 오남용을 방지하는 대책을 세우고 회원 탈퇴 절차를 간소화할 것을 시정명령했다.
개인정보위는 다만 조사 과정에서 알리는 국외이전에 대한 이용자 동의 절차를 세웠고, 국내 대리인 공개와 관련한 사항을 개선하는 등 자진 시정조치를 취한 점도 착안했다는 설명이다.
개인정보위는 시정명령 및 개선권고 사항에 대한 알리의 이행 여부를 살펴보고 개인정보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해 나갈 방침이다.
알리는 “당사자의 허락 없이 제삼자와 고객 정보를 공유한 적도 없다”며 “개인정보위 의견을 적극 수렴해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