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vs 이재명 2라운드 가시화···'민생·특검·선거' 격돌 예고
상태바
한동훈 vs 이재명 2라운드 가시화···'민생·특검·선거' 격돌 예고
  • 이태훈 기자
  • 승인 2024.07.29 15: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10 총선 이후 4개월여 만에 정치 최전방서 조우
민생·특검 입장차 명확···하반기 재·보궐서 '2차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연임이 확실시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연임이 확실시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4·10 총선 국면에서 대결했던 여야 수장이 다시 한번 서로를 '호적수'로 만날 조짐이다.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당대표에 선출되며 여의도로 돌아왔고,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대표직 연임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향후 주요 현안마다 격돌하며 총선에 이은 2차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의도 정가에선 이미 한동훈·이재명 간 대결 구도 재현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8·18 전당대회에서 이변 없이 대표 연임을 확정한다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여야 총선을 진두지휘하며 공방을 벌였던 두 사람이 4개월여 만에 정치 최전방에서 다시 맞붙게 된다.

각 진영의 잠재적 대권 주자인 두 사람이 서로를 '카운터파트(동일한 지위나 기능을 갖는 상호)'로 마주한다면 여러 현안에서 건건이 격돌할 수밖에 없다. 두 사람의 전장은 민생 대결과 특검 문제를 거쳐 선거 국면으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두 사람은 실질적 대권 주자로서의 면모를 보이기 위해 당선 직후 '민생 논의'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먼저 당수가 된 한 대표는 연일 민생 현안을 챙기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많은 국민의 관심을 받는 '티몬·위메프 사태'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문제'를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전당대회 국면에서 '먹사니즘(먹고사는 민생 문제에 몰두하자는 정치 철학)'을 부각 중인 이 후보는 연임 확정 후 이를 실현하기 위한 입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총선 공약이었던 '전국민 25만원 지원법'도 직접 챙길 공산이 크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가 말하는 먹사니즘이 "포퓰리즘을 재포장한 것 아니냐"며 경계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이 후보가 향후 입법을 통해 먹사니즘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한 대표와의 민생 대결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과 관련해서도 정면충돌이 예상된다. 특히 '채상병 특검법'은 가장 큰 뇌관이다. '제3자 추천 특검'을 주장하는 한 대표와 달리, 이 후보는 '야당 추천 특검' 임명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이 후보는 지난 19일 CBS라디오 토론회에서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현재(민주당 안) 특검법대로 하는 게 정의롭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관련된 수사외압 의혹을 제대로 파헤치기 위해선 '야당 임명 특검'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지난 2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왜 꼭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서 민주당이 정하는 특검이 수사해야 하는 것인가"라며 "민주당과 이 후보가 말한 특검의 이슈가 진실을 규명하고 억울함을 풀기 위한 것이 아니라, 민주당의 정략적 이익을 위한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가 대표 당선 후에도 야당 임명 특검을 고집할 경우 두 사람의 특검 여론전은 한층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두 사람이 지난 총선 국면을 1차전 무대로 삼은 가운데 실질적 2차전 무대는 오는 10월 16일 치러지는 하반기 재·보궐선거가 될 것이 유력하다. 4·10 총선 이후 6개월 만에 열리는 선거인데, 단체장 사망으로 치러지는 부산 금정구청장·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 결과로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두 곳 모두 민주당계 후보에 단 1차례씩만 당선을 허락한 전통적 보수 강세 지역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날 <매일일보>와의 통화에서 "한 대표가 넉넉한 차이로 두 곳을 지켜낸다면 지난 총선 패배를 일부분 씻어낼 수 있겠지만, 한 곳이라고 뺏긴다면 거센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며 "선거 결과가 당내 입지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두 사람이 꽤나 신경 쓸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