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전세시장 안정화 해법은 공급 확대… 임대차법 손질보다 급선무
상태바
[기획] 전세시장 안정화 해법은 공급 확대… 임대차법 손질보다 급선무
  • 김승현 기자
  • 승인 2024.07.29 14: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실적 폐지·개정 불가… 단순 입주물량 증가로도 역부족
지방 미분양 보완 및 수도권 아파트 집중 대안 병행돼야
전세시장 안정화를 위한 해법은 임대차법 손질이 아닌 공급 확대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5일 서울 시내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제공
전세시장 안정화를 위한 해법은 임대차법 손질이 아닌 공급 확대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5일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 김승현 기자  |  전세시장 안정화 해법은 이달 말로 시행 4년이 되는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 손질이 아닌 공급 확대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9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말 계약갱신권이 만료되는 아파트 전·월세 물량은 전국 1만3169가구로 추산된다. 올해 말까지 확대하면 총 6만4309가구 계약갱신권이 만료된다.

지난 2020년 7월 문재인 정부에서 통과된 임대차 2법은 전세 주택에 대한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가 주된 내용이다. 계약갱신청구권은 기존 2년이던 임대차 기간을 4년(2+2년)으로 연장하는 제도다. 전월세상한제는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재계약할 때 임대료 상승폭을 직전 계약 5%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2020년 7월 전세계약을 체결한 후 2년 뒤 갱신요구권을 사용한 가구는 전국에 걸쳐 1만7686가구(7월 3770가구, 8월 3484가구, 9월 3118가구, 10월 3742가구, 11월 1906가구, 12월 1666가구)에 달한다. 4년 거주 보장이 끝나는 이달 말부터 올해 말까지 전셋값 증가가 불가피한 것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전·월세 거래 건수 비중이 전체 아파트 거래 평균 10% 내외일지라도 연립과 다세대 주택까지 포함하면 더 많은 물량의 만기가 예정됐다”며 “최근 전·월세 가격이 오르는 추세임을 고려할 때 임대차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 연구소장은 “전셋값 상승기인 지금 임대차 2법 파급효과는 반대인 하락기보다 클 수 있다”며 “매물은 부족한데 실거주 수요가 많은 상황에서 전셋값이 오르면 매매가격도 함께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국토부는 전세시장 안정화를 이유로 임대차 2법 폐지를 공식적으로 언급했으나, 여소야대인 현재 국회에서 폐지되기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임대차 2법 폐지 등이 담긴 연구용역을 마무리했으나, 부처간 조율 작업은 아직 진행 중이다. 해당 용역을 바탕으로 한 정부 대책은 지난 5월 말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여전히 미뤄지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발표한 대로 임대차 2법을 갑자기 폐지하거나 큰 폭으로 개정하는 것은 오히려 시장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이를 당장 폐지하기보다는 국민주거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공급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직방에 따르면 오는 8월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총 3만169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0% 늘었다. 경기도 입주 물량은 1만5020가구로 지난 2021년 1월(1만6649가구)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재개발과 재건축 사업을 마친 1842가구, 인천에는 1660가구가 집들이를 시작한다. 지방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1만1102가구)과 비슷한 1만1647가구가 입주한다. 충남이 3306가구로 가장 많았고 대구 2273가구, 경남 2170가구, 전남 1208가구, 경북 1144가구 순이다.

이와 관련 직방 관계자는 “새로운 아파트 입주물량이 늘어 최근 전셋값 상승이 이어지는 전세시장에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라며 “다만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만 물량 집중이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입주물량이 증가한다고 전국적으로 고른 전셋값 안정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의 경우 미분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지역분양 사업에 대한 인센티브 및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 전세사기를 피해 주택수요가 서울과 수도권에서도 아파트에만 쏠리는 만큼 값싸고 안정적인 공공 비(非)아파트 물량도 풀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빌라와 다세대주택 기피현상으로 인해 1년에 약 3만3000건 정도의 아파트 전·월세 추가 수요가 발생했다”며 “이러한 아파트 수요 변동은 빌라 역전세가 및 전세사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정부가 발표한 전세 임대 공급 등 대책은 서울이나 수도권에만 국한된 것”이라며 “지방 부동산 반등을 포함한 시장 안정화를 위해 정부의 정책 개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 공급확대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 상승세가 확산해 이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모니터링도 강화하는 중”이라며 “민간 주택공급 여건은 계속해서 개선하되 공공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공급 확대방안도 마련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 지난 18일 정부는 오는 8월 중 추가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재건축이나 재개발을 마친 주택공급을 활성화하고 전세시장 안정을 위한 비아파트 공급에 나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좌우명 : 언제나 긍정적인 '라온'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