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도 우발채무 우려에 신용등급 일제하락
매일일보 = 김승현 기자 |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국내 건설수주는 줄고, 악성재고인 미분양 주택은 누적되는 악순환에 건설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30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월간 건설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건설수주는 14조원(공공 3조4000억원, 민간 10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 대비 12.3%, 전년 동기 대비 30.1% 줄어든 수치다.
1~5월 누적수주액은 69조원이다. 공공수주는 20조2000억원으로 지난달 대비 15%, 지난해 같은달 대비 28.6% 줄었다. 민간수주는 48조8000억원으로 지난달 대비 11.4%, 지난해 같은달 대비 30.6% 감소했다.
건산연 관계자는 “상반기 건설사 국내 수주실적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지난 4월 한시적으로 증가(38.8%)한 것을 제외하면 다시 줄었고, 원자잿값과 인건비 상승으로 미분양 상황이 이어짐에 따라 신규수주가 더딘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분양도 쌓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미분양 주택은 7만2139가구로 전월(7만1997호) 대비 0.2% 늘었다. 지난 1월 6만3755호를 기록한 이래 2월 6만4874호, 3월 6만4964호, 4월 7만1997호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악성재고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5월 기준 1만3230호로 전월(1만2968가구) 대비 2% 증가했다. 이는 2020년 11월(1만4060가구)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이에 따라 현금 유동성이 어느 정도 확보된 대형건설사를 제외하고는 수익 창출이 어려워 하나둘씩 무너지는 상황이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 집계에 따르면 상반기 종합건설사 폐업 신고는 240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8.72% 증가했다. 이미 2021년(169건) 폐업 신고는 넘어섰으며 2022년(261건)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전문건설사 폐업 신고는 108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56% 증가했다. 이 역시 2021년(1567건)과 2022년(1640건) 폐업 신고 수치 절반을 이미 뛰어넘은 수치다.
문제는 공사비 인상 등 악재에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워 진행 중이던 사업도 접는 등 남은 하반기도 건설업계 한파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건설 시장 침체에 따른 PF 우발채무 우려에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건설사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이달 말 상반기 정기평가에 따르면 GS건설 신용등급은 ‘A2+→-A2’, 신세계건설은 ‘A2→A2-’로 하향 조정됐다. KCC건설과 대보건설은 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됐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건설사 합산 PF 보증규모는 30조원으로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미착공 사업장 비중은 60% 이상이며 분양실적이 저조한 현장이 늘었다”며 “건설사 미분양 리스크가 가시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높아진 원가 부담과 고금리 여파로 수익성이 저하될 수 있다”며 “사업장별 사업성이 떨어져 PF 우발채무 차환 및 현실화 위험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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