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전국시멘트생산지역주민협의회가 88종 이상의 폐기물로 제조한 시멘트에 사용된 폐기물의 종류와 구성성분을 공개해야 한다고 정부에 호소했다.
30일 전국시멘트생산지역주민협의회에 따르면, 시멘트생산지역 주민들은 지난 30여년간 시멘트 공장에서 사용하는 폐기물로 인한 악취와 분진 등으로 극심한 고통을 받아왔다. 다량의 폐기물로 제조한 시멘트의 환경적 위해성과 국민 건강 침해 우려의 목소리도 계속 높아지는 실정이다.
이들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국회를 향해 “시멘트에 사용된 폐기물 정보를 공개하는 법안이 발의돼 일말의 숨통이 트이는 기대감을 갖게 됐다”며 “그러나 힘겹게 만들어진 동 법안이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산업통상자원부는 시멘트 업계가 사용하고 있는 폐기물의 종류와 중금속 함량 등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것은 반입 받은 폐기물의 총량과 그 폐기물의 중금속 함량만을 공개할 뿐”이라며 “실제 시중에 유통되는 시멘트 포대를 통해서는 사용된 폐기물의 종류와 그 폐기물의 구성 성분 등은 일체 알 수 없기 때문에 이를 공개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산업통상자원부와 유상범 위원 등 일부 법사위원은 이러한 정보공개 의무를 위반하였을 경우 처해지는 벌칙은 헌법상의 과잉 금지 원칙에 반한다며 타 산업과의 형평에도 맞지 않는다고 한다”며 “그러나 대한민국 산업계가 생산하는 대부분의 제품은 원료·구성성분을 표시해야 할 의무가 있고 이를 위반하면 처벌을 받게 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협의회는 “심지어 반려견의 사료에도 사용된 원료와 구성성분 등을 모두 표기하고 있는데 인체에 가장 밀접하게 접촉하는 시멘트에 사용된 폐기물의 정보공개 표기 의무를 해태하려 한다는 것은 기간산업이 국민들에게 당연히 알려야 할 제품에 대한 제조 공정에 의문만 남길 뿐”이라며 “산업통상자원부 또한 더 이상 시멘트 업계의 거수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강릉·동해·삼척·영월·제천·단양으로 묶여있는 6개의 ‘시멘트 벨트’ 지역 주민들의 간절한 염원을 외면하지 마시고 반드시 시멘트공장의 폐기물 사용 정보 공개를 의무화해, 베일 속에 가려진 폐기물 시멘트의 투명성 제고와 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의 극심한 고통이 일부라도 해소될 수 있게 해주시기를 간청드린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