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실적 발표 이후 KRX 은행지수 900대 기록 중
KB금융 주가, 연초比 65%↑…신한·하나도 50% 올라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 효과뿐만 아니라 최근 깜짝 실적을 기록한 4대 금융주가 고공행진을 달리고 있다. 올해 초 대비 30% 이상 주가가 올랐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은행지수는 909.38(오후 2시 30분 기준)을 보였다. 7월 말 900선을 돌파한 해당 지수는 3거래일 연속 900대를 기록 중이다. 지난 1월 2일(673.27) 대비 35.07%(236.11) 상승했다.
지주별로는 KB금융지주의 주가가 가장 많이 올랐다. 31일(오후 2시 30분 기준) KB지주의 주가는 8만8300원으로 지난 1월 2일 5만3600원 대비 64.74%(3만4700원) 급등했다.
신한·하나금융그룹 주가 또한 연초보다 50% 이상 상승했다. 양 지주의 31일(오후 2시 30분 기준) 주가는 5만9800원, 6만5100원이다. 1월 2일보다 각각 51.97%(2만450원), 52.10%(2만2300원) 올랐다.
우리금융그룹 역시 지난 1월 2일 1만2840원 대비 22.90%(2940원) 상승한 1만5780원을 보였다.
4대 금융주가 급등하는 이유로는 ‘실적’이 꼽힌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발표한 상반기 실적을 토대로 4대 지주의 올해 당기순익 총합이 16조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주별로는 KB금융이 1조7324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 전년 동기보다 15.6% 증가했다. 상반기 당기순익은 2조7815억원이다.
하나금융의 상반기 당기순익은 2조687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신한지주는 2조74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늘어났다.
우리지주는 1조7554억원의 상반기 당기순익을 기록, 전년 동기보다 14% 급증했다. 특히 2분기의 경우 9314억원의 분기 당기순익을 보여 ‘역대 최대’를 달성했다.
호실적은 ‘이자 수익’이 이끌었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속도 조절 압박에도 불구하고 주택담보대출 등이 늘어난 것. 지난해 말부터 경쟁적으로 늘려온 기업대출 관련 잔액 역시 호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은행들의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를 모두 상회했다”며 “이번 실적 발표의 핵심은 예상 보다 양호한 충당금 비용과 비이자 이익의 증가”라고 설명했다.
호실적과 함께 연초부터 꾸준하게 이어져 온 주주환원책 확대 또한 주가 상승의 동력이다. 지난 1분기 ‘분기 균등 배당’ 실시를 밝힌 KB금융에 이어 신한·우리지주가 2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양 지주는 주주환원율 50% 목표를 제시했고, 구체적인 로드맵도 제시했다. 우리지주는 중장기 밸류업 목표로 ▲지속 가능 자기자본이익률(ROE) 10% ▲보통주자본비율 13% ▲총주주환원율 50% 등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신한지주의 경우 2027년까지 ▲ROE 10% ▲주환원율 50% ▲5000만주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해 밸류업에 동참한다는 계획이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밸류업 기대감이 여전히 자본 시장에 남아있는 만큼 금융주가 하반기 ‘주도주’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일본의 밸류업 경과를 볼 때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을 수록 수익률이 높았고, 그중 은행주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