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고사하고 70대만 2명···"공수표 사라져야"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김문수 전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을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임명할 경우 또 한 명의 '70대 장관'이 탄생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윤석열 정부 장관 평균 나이는 62세에 달하게 된다. 윤 대통령이 취임 전 자신했던 '30대 장관' 다수 배출은 공수표가 돼버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만 72세의 김 전 위원장을 지명하면서 '30대 장관 배출'을 자신했던 윤 대통령 과거 발언이 주목받고 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21년 12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제가 구상하는 정부는 디지털 신기술에 기반해 흩어져 있는 공공 정보를 하나로 통합, 국민 누구나 쉽게 정보에 접근하고, 더욱 편리한 삶을 위해 이들 정보를 활용하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라며 "디지털 플랫폼 정부가 되면 아마도 30대 장관이 한두 명이 아니고 여러 명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디지털 플랫폼 정부의 주역은 당연히 청년"이라며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에 익숙한 세대이기 때문에 장년 세대보다 국정 운영에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취임 후 단행한 장관 인선을 보면, 윤 대통령 스스로 공언했던 '30대 장관' 배출은 임기 3년 차에 접어든 현재까지도 요원한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의 최연소 장관은 2022년 5월 17일 만 49세의 나이로 취임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다. 30대 장관은 아니었지만, 당시 한 장관을 시작으로 젊은 인재들이 장관직에 속속 임명될 거란 기대 섞인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이후 임명되는 장관의 연령대가 점점 높아지면서 윤 대통령의 '30대 장관론'은 진정성을 잃어갔다.
실제로 윤석열 정부 1기 내각 인선 당시 19개 부처 장관 평균 나이는 약 58.7세였다. 현재 장관 평균 나이는 공석인 여성가족부 장관을 제외하고 약 61.3세다. 이정식 현 고용노동부 장관을 김문수 후보자로 바꾸면 61.8세가 된다. 김 후보자를 임명하면 30대 장관을 단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할 동안 70대 장관만 2명(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째 임명하는 것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매일일보>에 "대선 때 청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달콤한 말만 한 게 아니겠나. 지키기 어려운 게 당연하다"며 "공수표 남발은 부끄러운 정치 문화로 꼭 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말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정부 입각을 꺼리는 것일 수도 있다"며 "돌려막기를 넘어 재활용 인사가 계속되는 건 뭔가 문제가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