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고객이 낸 보험료를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보험약관대출 잔액이 52조원을 돌파하며 지난 2년 새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약관대출이 ‘불황형 대출’ 중 하나인 만큼 서민들의 삶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5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생보사의 보험약관대출 잔액은 52조3600억원으로 1년 새 1.89% 증가했다. 기준금리가 1.5%에 불과했던 지난 2022년 4월(47조3259억원)과 비교하면 2년 만에 10.63%나 오른 셈이다.
보험약관대출은 금융소비자가 계약한 보험을 해약할 때 받을 수 있는 해약환급금 범위내에서 최대 95%까지 받을 수 있는 대출이다. 가입된 보험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어 별도의 심사 없이 받을 수 있어 각종 증빙 서류가 필요한 은행권 대출에 비해 쉽고 빠르기 때문에 ‘불황형 대출’ 중 하나로 꼽힌다.
약관대출의 규모가 커진다는 것은 그만큼 금리 인상 여파와 경기침체로 취약차주들의 수요가 늘었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특히 시중은행이 시장금리 흐름과 반대로 대출금리를 올리며 생계가 막막하거나 급전이 필요한 차주가 보험약관대출로 몰리고 있다. 보험약관대출의 경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서 벗어나 있으며, 금리 역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최저 금리와의 차이가 불과 1%포인트(P) 내외인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달 기준 보험약관대출(금리확정형·금리연동형)의 평균금리는 4~8% 수준이다. 3~6%대의 기본이율(예정이율·공시이율)에 1.5%대의 가산금리가 더해져 현재 4~8%대로 형성된 것이다.
금리확정형 보험계약대출 금리는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의 보험계약대출 금리가 4.24%로 가장 낮았다. 이어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4.45)% △하나생명(4.50%) △라이나생명(4.53)% △미래에셋생명(4.90%) △iM라이프(4.96%) 순으로 나타났다.
손해보험사 중에는 AIG손해보험이 3.83%로 보험사 중 가장 낮은 3%대를 기록했다. 그 다음으로 △한화손해보험(4.32%) △NH농협손해보험(4.52%) △AXA손해보험(4.56% 순이었다.
반면 이달 초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4.03~6.52%로 지난달 3.67~6.62%에서 0.1~0.36%P 올랐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이 최대 0.7%P, 국민은행은 0.53%P 인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