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석화에 전기차·배터리까지…전방위 위협
K-기업, 품질향상·기술 차별화 등 자생력 집중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산업계가 자생력을 높여 중국의 저가공세에 맞서고 있다. 중국의 저가제품 수출 밀어내기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국내 기업들의 자체 경쟁력의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품질 향상, 기술 차별화 등의 질적 성장에 집중해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고 있다.
중국은 내수 경기 부진으로 전 세계에 과잉생산 저가 제품을 밀어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수출단가가 달러 기준으로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16개월 연속 감소했다. 무협은 올초(1∼4월) 전체 수출 물량은 전년 대비 8.7% 증가해 중국의 저가 수출 밀어내기가 더욱 확산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이러한 저가제품 밀어내기는 제조굴기와 맞물려 전 세계 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철강·석유화학의 기반산업부터 전기차·배터리 등 머래 먹거리까지 중국의 공세가 확대되고 있다. 석유화학 범용제품, 전기차·배터리 중저가 라인업 등 공통적으로 저가 공세 전략이다. 여기에 막대한 정부 보조금까지 더해 가격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하고 있다.
이에 국내 산업계는 차별화된 기술력과 품질 향상에 힘쓰고 있다. 철강업계는 고부가가치 중심의 저탄소 제품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다. 석유화학업계는 중국의 자급률이 높아지는 범용제품의 비중을 줄이고 고부가합성수지(ABS), 타이어용 합성고무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늘리고 있다.
자동차업계의 경우 꾸준한 품질 향상으로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 효과를 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고수익 차종으로 꼽히는 친환경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고급차 제네시스, 하이브리드 차 판매 확대를 성공했다. 중국은 내연기관차 실패에서 포기하지 않고 전기차 굴기로 자동차 산업 패권을 노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전 세계 각종 시상식을 휩쓸 정도로 전기차 성능과 품질을 높이고 있다. 배터리업계도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에 집중해 전고체 등 미래 기술 선점에 나서고 있다.
도원빈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풍부한 광물자원 기반의 수직 계열화와 거대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중국 기업의 수출 단가 인하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기업들은 기술 우위를 점한 프리미엄·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수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등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