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천정부지로 오르는 외식비 가격을 잡기 위해 정부가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3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4.13으로 전년 동월 대비 2.6% 올랐다. 특히 소비자 체감 지수가 큰 먹거리 상승폭은 평균 물가지수를 웃돌았다.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5.5% 상승했다. 농산물 상승률이 9%를 기록하면서 물가를 견인했다. 배 가격은 154.6% 올라 통계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외식 물가도 2.9%로 평균 물가지수를 웃돌았다.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3.0% 상승, 식품 물가는 3.4% 올랐다. 밥상 물가와 직결되는 신선식품 지수 역시 7.7% 상승했다. 서울을 예로들면 삼겹살 200g은 2만원을 넘고, 냉면 1만1000원, 삼계탕 1만7000원 이상이다. 자장면 한 그릇 가격도 7000원을 초과하는 등 외식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외식업계는 원부재료 가격, 인건비, 전기료, 부동산 비용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급등한 것이 외식비 상승의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이에 정부는 외식업체의 경영 부담 완화를 위한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고용노동부 등 여러 부처가 나서 원자재 가격 안정과 고용비 부담 절감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농림부는 올 하반기 식품 원료 할당관세 품목을 37개로 늘리고 커피 등 수입 부가가치세 10% 면세를 내년 말까지 추진한다. 면세 농산물에 대한 공제한도도 현행보다 10%포인트 높일 예정이다. 또 연매출 4억원 이하 개인음식점을 대상으로 한 의제매입세액 공제율 확대도 2026년 12월까지 연장한다. 향후 개인음식점은 55~75%의 세액을 공제 받게 된다. 외식업체 육성자금도 현행 150억원에서 300억원까지 늘리고, 2.5~3.0% 수준의 금리를 1.5~2.0% 수준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수입 식품 할당관세는 찬반 논란이 거센 주제 중 하나다. 하지만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가 집행한 할당관세 지원(추정)액은 1조753억원이었고, 소비자물가 감소 효과가 가장 큰 품목은 바나나였다. 기재부는 돼지고기, 설탕, 대두유 등 대부분의 품목이 물가안정 효과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했다.
고용노동부는 외국인력 정책을 보다 유연하고 체계적으로 개편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국내사업장에서 일할 수 있는 E-9비자는 최근 음식점 주방보조로도 고용이 가능해지는 등 허용 업종이 늘어났다. 고용노동부는 외국인력이 활동할 수 있는 업종과 직종을 더 확대하고 필요한 인력이 적시에, 적재적소에 배치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보다 유연하게 바꿔 운영할 방침이다.
지자체에서도 정부의 기조에 발을 맞추고 있다. 경남도는 2028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1만명 유치를 목표로 세웠다. 지역 대학에서 공부한 외국인 학생들이 귀국하지 않고, 졸업 후 지역사회에 정착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유학생 유치 정책을 추진한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산업은 식재료비·배달비 등 비용 상승과 경기 불황으로 인한 소비 위축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외식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정부의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