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고별 무대'···"트럼프 이겨 민주주의 보존해야"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미국 민주당은 11월 대선을 앞두고 마련한 새 정강에 "우리의 동맹들에 결코 등을 돌리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이는 동맹 중시 기조를 강조한 것인데,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동맹국과의 관계 재편 가능성도 열어둔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확연히 대비된다는 평가다.
민주당은 전당대회(시카고) 개막일인 19일(현지시간) 표결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담은 A4용지 92페이지 분량의 새 정강을 확정 의결했다.
민주당은 이 정강에 "나라 안팎에서 우리의 가치에 헌신하려면 동맹국들과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미국은 파트너들이 강할 때 가장 강하다. 그것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집권 1기 때 우리와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들의 연합체가 단결하도록 이끈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과 동맹들의 관계를 크게 경색시키고, 독재정권들을 대담하게 함으로써 미국을 덜 안전하게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유세 도중 방위비를 부담하지 않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공격하도록 러시아를 부추기겠다는 취지로 발언하며 동맹국들의 우려를 샀다.
민주당은 새 정강을 통해 '동맹 중시' 기조를 부각하며 동맹 가치를 경시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차별화를 모색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의 '대타'로 대선에 나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동맹을 중시할 것이라는 확신을 정강을 통해 국제사회에 보여주려 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정강은 바이든 행정부가 민주주의를 지지하고 독재정치를 밀어내기 위해 동맹국들과 함께 했다며 "미국은 계속 세계를 리드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아울러 북한·이란과 러시아의 안보 협력 관계를 저지하기 위해 유럽 및 인도·태평양의 동맹국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또 "불법적인 미사일 역량 증강을 포함한 북한의 도발에 맞서 우리의 동맹들, 특히 한국의 곁을 지켜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푸틴의 독재정치를 중단시키고, 동맹국들에 대한 러시아의 위협을 억제하겠다"고 우크라이나 계속 지원 방침도 분명히 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전당대회 첫날 마지막 연사로 나와 사실상의 '정치적 고별 무대'를 가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무대에 오르자 행사장을 꽉 채운 대의원과 당원들은 '우리는 조를 사랑한다'는 팻말을 들고 일어나 "고마워요, 조"(Thank you, Joe)를 외쳤다.
바이든 대통령이 여러 번 감사하다고 말하고 연설을 시작하려고 했지만, 대의원들은 자리에 앉지 않고 5분 가까이 환호를 이어갔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을 무대로 소개한 딸 애슐리 바이든을 한참 껴안았으며 티슈를 꺼내 눈물을 닦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국이여, 난 그대에게 내 최선을 다했다"면서 "우리는 민주주의를 보존해야 한다. 2024년에 여러분은 투표해야 한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도널드 트럼프를 이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