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식자재값 ‘껑충’, 밥상물가 얼마나 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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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식자재값 ‘껑충’, 밥상물가 얼마나 올랐나
  • 강소슬 기자
  • 승인 2024.08.21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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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폭염 이어 태풍 영향도 변수…채솟값↑
정부 비축물량 공급 확대 및 조기 출하 지원
추석을 앞두고 이상기온 현상으로 채소 가격이 급등해 밥상물가가 대폭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추석을 앞두고 이상기온 현상으로 채소 가격이 급등해 밥상물가가 대폭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올 여름 장마와 폭우, 폭염까지 이어지면서 채소 가격이 치솟아 밥상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여기에 태풍 피해와 추석 수요에 따른 수급 불안 우려도 커지고 있어 가격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21일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발표한 ‘이상기후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에서 2023년 우리나라 이상기후지수(CRI)가 산업생산은 늦추고 물가는 더 끌어올린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지난해 이후 우리나라 물가 상승분의 10%가량은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가 원인이라 분석했다.

이상기후지수는 5가지 요인(이상고온·이상저온·강수량·가뭄·해수면 높이)을 표준화한 지표다. 한은은 이를 바탕으로 성장과 물가에 끼치는 영향을 과거인 1980년에서 2000년과 비교했다. 연구 결과를 보면, 2001년 이후 이상기후 충격은 발생 시점으로부터 약 12개월 뒤 노동생산성이 낮아지고 원자재 수급에도 차질이 생겨 산업생산 증가율을 0.6% 깎아내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상기후 충격 후 약 3개월 만에 0.03% 높아졌다. 품목별로는 식료품·과일·채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한 수입 대체 효과를 배제하면, 이상기후에 따른 물가 상승폭은 0.08% 커졌다. 특히 물가가 크게 오른 2023년 이후 이상기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기여도는 약 10%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폭우와 폭염의 여파로 채소 가격은 대폭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20일 기준 시금치(100g) 소매가격은 3159원으로 전월 1673원에 비해 88.8% 뛰었다. 같은 기간 파프리카(200g)는 1216원에서 1931원으로 58.8%, 수박(1개)은 2만2480원에서 3만2925원으로 46.5%, 배추(1포기)는 5146원에서 6937원으로 34.8% 각각 상승했다.

특히 배추의 경우 한낮 기온 33도를 웃도는 찜통더위가 장기화하면서 지난해보다 배추 재배 면적이 감소해 출하량이 줄어 가격이 뛰어올랐다.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 지난달 1일 3813원을 기록한 이후 50일간 폭우·폭염과 맞물려 6937원으로 81.9%나 뛰어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지는 추세다. 20일 배추 도매가격은 10kg에 2만1760원으로 평년 8월의 1만3722원보다 58.6% 높았다.

채소 가격은 태풍 등 기상 변수와 추석 수요 증가로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날 한반도에 상륙한 제9호 태풍 ‘종다리’는 22일까지 전국적으로 강한 바람과 많은 양의 비를 뿌릴 것으로 예보됐다.

정부는 배추 가격 급등을 막기 위해 비축해 둔 배추를 하루 400t 방출하고 농가 등에 출하를 지원하기로 했다. 그간 정부는 선제적으로 비축 물량을 확보해 시장에 공급되는 물량을 유지했다. 김치 제조업체들도 봄배추 저장량을 10% 이상 늘려 배추 수급에 협조하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자체 저장 물량과 계약재배 물량을 확보해 공급 안정화에 기여 중이다.

반면 과일값은 안정세를 보였다. 전날(20일) 기준 사과(후지) 10개의 소매가격은 3만636원으로 전월 대비 3만1042원 1.31% 감소했다. 복숭아(백도) 10개의 가격도 1만8512원을 기록해 전월 대비 47% 떨어졌다. 다만 배(신고) 10개는 6만9992원으로 지난달과 비교하면 10.86% 인하됐다.

가격이 치솟았던 사과는 햇과일 출하가 시작되고, 저장 물량이 출하하며 안정세를 보인다. 과일류는 현재 작황도 양호하고 추석 기간 출하 의향도 높아 성수기 공급량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추석 성수기 사과는 홍로 기준 올해 9만t이 생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대비 20.2% 증가한 수치다. 배는 신고 기준 18만7000t으로 같은 기간 19.4%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사과와 배 등 추석 성수품 공급을 평시보다 확대하는 추석 민생 안정 대책을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8월 하순부터는 여름배추 출하 지역이 최대 주산지인 강릉시 왕산면(안반데기) 일대로 전환되고, 현재까지 작황이 양호해 여름배추 공급 부족은 해소될 것”이라며 “축산물과 사과, 배 등 추석 성수품도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정부와 농협 등 생산자단체가 함께 노력해 서민 가계 부담을 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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