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제약·의료기기 반인륜 행위 적발… 韓기업 반사이익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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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제약·의료기기 반인륜 행위 적발… 韓기업 반사이익 본다
  • 이용 기자
  • 승인 2024.09.03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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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골이식재 제조사, 시신 불법 매입 후 제품 생산
中제약바이오, 연이은 위법행위로 신뢰도 급감
韓시지바이오·한미약품·휴젤 제품, 현지서 안전성 입증
중국의 이성화(易胜华) 변호사는 중국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인간의 유해와 사지를 원료로 불법적으로 구매해 판매한 내막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사진=픽사베이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중국 현지 제약·의료기기 업체의 반인륜적 불법 행위가 잇따라 적발되면서, 현지인들의 신뢰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3일 중국 수사당국에 따르면, 중국 현지 한 바이오소재 제조사가 현지 병원 및 화장장을 통해 시신과 시신의 일부를 불법으로 사들이고, 이를 인체 이식 재료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의 이성화(易胜华) 변호사는 관련 업체들이 인간의 유해와 사지를 불법적으로 구매하고 판매한 내용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문제의 기업은 아오리(奥瑞)생명재료유한공사로, 주로 골이식재를 생산한다. 이들은 정식 기증을 받은 뼈로 제조하지 않고, 불법적인 경로로 확보한 뼈조직을 사용해 비윤리적으로 제품을 만들었다.

2015년부터 2023년까지 아오리가 취한 영업이익은 총 3억8000만위안(한화 약 716억340만원)에 달했다. 현지 경찰은 관련 업체로부터 18톤 이상의 인체 뼈대 원자재와 반제품, 3만4077개 완제품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는 무려 75명에 달하며, 관련된 기관의 수도 계속 드러나는 중이다. 윈난 수자원 푸시 화장장, 충칭 바난 지구 화장장 등을 비롯해 산동칭다오대학부속병원간질환센터, 구이린의대 등 대형병원까지 시신 불법 제공에 협력하거나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과거에도 가짜 의료기기 사건은 지속적으로 나타났지만, 유교 문화가 강하게 남은 중국 현지인들 사이에선 시신을 함부로 훼손했다는 사실에 특히 분노가 큰 실정이다. 해당 제품이 어디로 공급됐는지, 얼마나 많은 환자에게 사용됐는지에 대해서도 여론이 들끓고 있다.

중국 현지 공안 관계자는 “땅에 묻힌 시신을 직접 파헤쳐 훼손했는지도 조사해야 할 것 같다. 중국에선 시신 매장이 불법이기 때문에, 도굴 범죄를 당해도 피해자들이 신고를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 의료기기 제조업체의 신뢰도가 추락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바이오 재생의료 기업인 시지바이오는 인공뼈를 중심으로 중국 골이식재 시장 공략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시지바이오 중국 사업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의 관리감독이 강화됨과 동시에, 많은 동종골 생산 업체들이 제품 공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의료진과 환자들 사이에서 동종골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중국 대중 사이에선 의약품 및 의료기기 관련 지식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편이다. 따라서 범죄자조차 자신들이 제조한 불법 제품이 보건사회에 얼마나 큰 위험을 가져올지 가늠하지 못하며, 국민들도 가짜 제품을 구분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의약품의 경우, 이미 외국 기업에서 생산한 제품들이 더 신뢰를 받는 편이다. 해외로 여행을 떠났다가 의약품을 한가득 구입해 귀국하는 경우는 흔하다. 일부는 이렇게 들여온 제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다가 당국으로부터 처벌을 받기도 했다.

보툴리눔 톡신 분야에선 국내 기업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추세다. 중국에서도 미용 성형 열풍이 확산되면서, 현지 제조 업체가 가짜 톡신을 한국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할 정도다. 이 가운데 국내 휴젤의 제품은 안전성을 인정받아 중국 당국과 현지 업계의 신뢰를 얻고 있다. 지난해엔 중국성형미용협회로부터 ‘의료미용기관 준법화 및 중국 의료미용산업 정보 공시 출범식’에서 정품 활동 모범 기업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일반의약품 분야에선 한미약품의 영향력이 꾸준히 확대됐다. 북경한미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 98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9.6%, 영업이익은 15.0% 성장했다. 북경한미의 주요 품목들은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실적을 보였다. 또 한미약품은 상해의약과 일반의약품 7종 공급 계약을 맺고, 7월 초도 물량 공급을 시작으로 9월 중 현지 유통을 본격화한다.

중국 베이징 약사는 “중국인들도 언론에 공개된게 극히 일부분이란 사실을 잘 알고 있어 현지 업계 신뢰는 계속 추락중”이라며 “요샌 소비자들도 의약품 브랜드에 민감해져서 중국 제품을 건네면 거부하고 외국 제품을 달라는 일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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