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만년 적자 'SK온 살리기'에 총력전
현대차, 전기차 배터리 내재화 가속화
매일일보 = 최은서 기자 | 국내 배터리업체들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도 투자를 이어가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 시대를 '정해진 미래'라고 보고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주도권 확보를 위해서다. 여기에 현대자동차도 배터리 사업에 뛰어들며 내재화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업계가 불황에도 투자 기조를 이어가며 정면돌파하는 모습이다. 전기차 캐즘 심화에 실적 부진이 길어지고 있지만, 연구개발(R&D) 비용은 늘리며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배터리 3사(삼성SDI·LG에너지솔루션·SK온) R&D 투자액은 1조361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1조2190억원 대비 11.7%(1400억원) 증가한 것이다.
삼성SDI는 배터리 3사 중 가장 많은 R&D 비용을 집행했다. 올해 상반기 6932억7700만원을 R&D에 투자해 전년 동기(5822억2900만원) 대비 19%(1110억4800만원) 늘어났다. LG에너지솔루션도 올 상반기 R&D에 5199억9800만원을 투입, 전년 동기(4707억2100만원) 보다 10.5%(492억7700만원) 증가했다. 다만 SK온은 올 상반기 1484억6700만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661억2600만원) 보다 10.6%(176억5900만원) 줄었다. 출범 후 10개 분기 연속 누적 적자가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배터리 업계가 캐즘 돌파구 찾기에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특히 SK는 그룹 차원에서 'SK온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미래 에너지 핵심사업으로 낙점한 배터리 산업을 끝까지 끌고 갈 수 있도록 그룹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과 매년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는 그룹의 캐시카우인 SK E&S가 합병을 앞두고 있고, SK온을 중심으로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이 합병될 예정이다.
국내 배터리 3사 외 현대차도 배터리 역량 강화와 내재화를 핵심 과제로 꼽고 전기차 성능과 안전, 원가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보급형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신규 개발할 예정이다. 또 현대차에 최적화된 배터리 CTV(Cell to Vehicle) 구조도 도입한다. 배터리와 차체가 통합된 CTV 구조에서는 부품을 줄어들고 배터리 집적도는 개선된다. 오는 12월 현대차 의왕연구소 내 완공 예정인 차세대 배터리 연구동에서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해 차세대 배터리 개발도 가속화 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현지 공장 건설에도 적극적이다. 현대차는 LG에너지솔루션, SK온과 미국에 연산 30만대 분량의 배터리 합작공장을 건설 중이다. 인도네시아에서도 LG솔루션과 합작한 베터리셀 공장 'HLI그린파워'를 준공하고 고성능 NCMA 리튬이온 배터리셀 생산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