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AI가 몰려온다"…삼성‧LG전자, 가전 패권 경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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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AI가 몰려온다"…삼성‧LG전자, 가전 패권 경쟁 격화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4.09.04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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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AI가전=삼성’ 밀어 초기 대응 박차
LG전자, 공감지능‧AI홈 허브 ‘씽큐 온’ 앞세워
TV 싸움도 여전…가전구독 경쟁도 이목 쏠려
삼성전자 모델들이 삼성스토어 대치에서 다양한 AI가전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가전업계의 주도권 경쟁이 한층 격화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와 레드오션인 시장 상황이 맞물린 결과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가전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AI를 적극 탑재하고 신규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불황 타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글로벌 수요 침체 장기화에 직면한 가전업계는 AI를 돌파구로 삼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AI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시장에 새 바람이 불 때 선점과 조기 안착이 점유율 경쟁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격전지는 'AI가전'에서 'AI홈'으로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우선 삼성전자는 올 초부터 'AI가전=삼성'이란 공식을 적극 밀면서 시장 분위기 선도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일체형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와 일체형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을 LG전자보다 빠르게 출시하면서 해당 부문의 실적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는 진단이다.

비스포크 AI 콤보는 출시 2개월 만에, 비스포크 AI 스팀은 출시 25일 만에 누적 1만대 판매를 기록하며 단기간에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삼성 AI가전 신모델 출시가 타이밍적으로 잘 맞아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월컴 투 비스포크 AI' 미디어데이에서 개인별 최적의 라이프스타일을 지원하는 2024년형 비스포크(BESPOKE) 신제품 라인업을 대거 공개한 바 있다. 올 1~7월 삼성 AI가전의 판매량은 150만대를 돌파,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LG전자 '씽큐 온'. 사진=LG전자 제공
AI홈 허브 '씽큐 온'.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는 'AI가전의 원조'라고 자부하며 맞불을 놓고 있는 형국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AI가전의 시초는 LG전자 '업 가전'"이라고 못 박기도 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22년 가전에 새 기능을 업그레이드로 추가하는 등 진화하는 '업 가전'을 선보인 바 있다.

LG전자가 AI를 정의하는 방식도 눈여겨 볼 지점이다. 조주완 사장은 올 초 세계 최대 가전·정보통신(IT) 전시회 'CES 2024'에서 AI를 '공감지능'으로 정의했다. 이는 LG전자가 'AI홈'으로의 생태계 확장을 염두에 둔 밑작업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LG전자는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 '앳홈' 인수 등 회사 안팎의 역량을 총동원해 공감지능(AI)홈 허브인 'LG 씽큐 온' 개발에 힘을 쏟아왔다. 씽큐 온은 오는 6일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4'서 전격 공개된다.

AI홈의 '두뇌' 역할을 하는 씽큐 온은 집안 가전과 사물인터네(IoT) 기기들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고객과 일상 언어로 대화가 가능하다. 이 제품은 생성형 AI를 탑재해 연속 대화를 자연스럽게 지원하고 제품 정보, 사용 팁, 오류 해결방법 등도 쉽게 답변해 준다.

LG전자가 씽큐 온을 허브로 사용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AI홈 디바이스의 중심으로 AI TV를 밀고 있다. 삼성 AI TV는 자체 내장된 '스마트싱스' 허브로 가전과 조명, 커튼 등 스마트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또 TV에 자연어 기반 맥락을 이해하고 다양한 지시를 한 번에 명령할 수 있는 AI 음성 기술을 적용했다.

TV 경쟁도 여전히 불꽃이 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글로벌 TV 시장에서 금액 기준 점유율 28.8%를 차지하면서 1위를 수성했다. LG전자는 글로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TV 시장에서 1위를 달성했다.

TV 부문은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수요 둔화 여파와 중국 업체 추격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가운데 양사는 초대형과 AI 신기술 탑재를 통한 점유율 방어에 분전하고 있다.

가전 구독 서비스는 업계 불황을 타개할 회심의 카드로 읽힌다. 다양한 신제품을 경혐해보고 싶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낮은 초기 비용과 토탈 관리 서비스에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LG전자는 구독 시장에 선제적으로 뛰어들어 수익 강화에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 지난해 구독 매출은 케어서비스를 포함해 1조134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30% 이상 증가한 수준으로, 최근 5년간 매출성장률은 30%에 이른다.

삼성전자 역시 가전 구독 서비스의 차별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연내 삼성전자도 구독 시장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삼성카드 등 금융 계열사들과 협업을 통한 시너지 확대가 가능한 만큼 구독 서비스를 야심차게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와의 경쟁 전선이 새롭게 추가되는 셈"이라며 "삼성은 소비자 선택지와 수익성 강화의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LG전자의 서비스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좌우명 :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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