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 집행된 선급금 14억 원 회수 조치, 공직 신뢰 추락
매일일보 = 손봉선 기자 | 전남 여수시에서 추진된 도시 취약지구 집수리 지원사업 과정에서 전현직 공무원들이 부당한 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이들은 입찰 정보를 유출하거나 금품을 수수하는 등 비리 혐의로 적발됐다.
5일 감사원은 여수시청 전 공무원 김모 씨와 현직 공무원 김모 씨에 대해 징계 및 부당 집행된 선급금 회수 조치를 요구하는 감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여수시 충무·문수지구에서 시행된 집수리 지원사업에서 금품을 수수하거나, 선급금 보증기관 관리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혐의를 받는다.
이번 비리의 중심에 선 김모 씨는 2019년 도시재생사업 집수리 지원업체 선정 과정에서 사전에 입찰 정보를 특정 업체에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2022년 6월 퇴직한 상태지만, 당시 팀장으로 재직하며 이 정보를 통해 특정 업체로부터 2억 6500만 원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직 공무원 김모 씨 또한 비리 혐의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는 선급금 보증서의 보증기관 관리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것이 감사 결과 드러났으며, 이로 인해 여수시의 예산이 낭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은 여수시가 추진한 집수리 지원사업의 선급금 지급 과정에서도 부당 집행이 있었다고 밝혔다. 시는 총 14억 5000만 원을 3개 시공업체에 선급금으로 지급했으나, 이 자금은 사업과 무관한 용도로 사용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번 사건은 여수시가 추진한 도시재생사업 중에서도 집수리 지원사업과 관련된 예산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특히 입찰 과정에서의 공정성을 저해하고, 공적 자금을 부적절하게 사용한 점에서 행정 전반에 대한 신뢰를 크게 떨어뜨렸다. 집수리 지원사업은 도시 취약지구 주민들의 주거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중요한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부당한 행위로 인해 목적이 훼손된 것이다.
감사원은 이번 사건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요청했다. 금품 수수 의혹을 받는 퇴직 공무원 김모 씨는 검찰에 고발되고, 현직 공무원 김모 씨는 징계 처분을 받게 될 예정이다. 또한, 부당 집행된 선급금의 회수도 여수시에 요구됐다. 이번 비리를 계기로 공직자들이 더 높은 윤리적 기준을 지키고, 지역사회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여수시는 이번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강화하고, 공직자 윤리 교육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해당 사업의 목적이 주민 복지를 위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공직자들의 부당한 행위로 인해 목적이 훼손됐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이번 사건은 공직자의 청렴성과 업무 처리의 투명성을 다시 한번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공직사회가 부패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지역사회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 이번 사건을 통해 명백히 드러났다. 앞으로 여수시는 집수리 지원사업뿐 아니라 모든 행정 절차에서 투명하고 공정한 집행을 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