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성지 기자 | 메타버스가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과 접목되며 제조·의료·원격 회의 등 여러 분야에서 활발히 도입되고 있다. 특히 국내 산업계에서는 산업용 메타버스의 효과가 입증되고 있어 매력적인 신사업으로 지목된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산업용 메타버스 시장은 오는 2030년까지 약 1000억달러(약 136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산업용 메타버스는 제조·건축·방산·의료 등 산업 현장 환경을 가상에 구현해 업무를 수행하거나 제어하는 디지털 환경이다. 최근 XR(증강현실) 기기 보급과 AI·IoT·클라우드 등과 만나 스마트 팩토리를 현실화시키기 위한 필수 기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가상공간에서 설계 공정 최적화를 진행하고, 부검 실습을 체험하는 등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며 실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산업용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 슈타겐과 협력해 가상에서 생산설비를 최적으로 관리하는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미 2019년부터 VR 활용 디자인을 본격화했다. 자동차 디자이너는 디자인 작업을 진행해 현실 작업에서 검증하기 힘든 오류 등을 빠르게 확인하고 개선하며 완성도를 높였다. 현대모비스는 이미 40여종의 모빌리티 제조 기술에 AI와 가상현실(VR) 기술을 적용해 활용하고 있다. 성기형 현대모비스 부사장은 “딥러닝과 AI를 활용한 새로운 제조기술이 성과를 내고 있으며, 이를 그룹사 및 협력사와 공유해 글로벌 사업장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는 독일기업 지멘스와 디지털 제조혁신 분야에서 협력을 체결했다. 올 연말까지 공정 시뮬레이션을 통해 작업 과정을 최적화한 뒤 영상처리 기술로 용접선 궤적 추적과 부재 틀어짐 현상 감지 등이 가능한 ‘소조립부재 자동 용접로봇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산업용 메타버스는 해외에서도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벤츠는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운전자의 선호도와 운전 스타일을 분석해 더욱 개선된 개인 서비스로 구현한다. BMW는 신규 직원 교육에 VR 기술을 활용한다. 이에 교육기간은 기존 1년에서 6개월로 감소됐다. 이외에도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는 항공기 검사에 AR 시스템 ‘미라(MiRA)’와 AR 글라스인 ‘홀로렌즈 2’를 도입해 일부 부품의 경우에는 검사기간을 3주에서 3일로 단축했다.
정부, 기업, 연구기관은 140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산업용 메타버스의 잠재력에 주목하며 협업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과기부 관계자는 “메타버스가 최근 제조·의료·교육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며 우리 경제·산업 전반을 혁신하는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초기시장인 만큼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해 후속지원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고 말했다.
WEF는 ‘산업 메타버스 탐색’ 보고서에서 제조업과 헬스케어 산업 분야에서 산업용 메타버스 시장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며, 발전된 XR기기와 AI 등 신기술을 통해 현실공간과 가상공간이 통합하는 방식으로 메타버스 시장이 재편으로 전망하고 있다.
B2C 메타버스 분야에서는 롯데이노베이트가 적극적이다. 지난달 29일 초실감형 메타버스 ‘칼리버스’를 글로벌 론칭했다. 극도로 사실적인 그래픽 구현으로 보는 각도에 따라 빛이 반사되는 정도가 다르며 그림자 방향도 바뀐다. 또 업계 최초로 UGQ(User Generated Quest) 요소를 적용해 메타버스 저변의 확대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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