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대형마트와 편의점들이 ‘이색 자판기’를 앞세워 고객몰이에 드라이브를 건다. 골드바와 솜사탕·주류 자판기부터 외화환전·세제리필·중고폰 매입 자판기까지 이전에는 보기 어려웠던 자판기들을 잇달아 내놓으며 이용 편의를 끌어올린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용산점 등 19개 점포에 비치한 외화환전 자판기는 여행객들의 시선을 모은다.
해외여행을 다녀온 후 남은 외화 동전이나 지폐를 은행에 가지 않고 자판기에서 원화로 환전하는 것이 특징이다. 달러와 유로, 일본 엔, 필리핀 페소, 중국 위안 등 한국인의 여행이 빈번한 나라의 외화가 환전 대상이다.
이마트는 머니플렉스 외화환전 자판기를 지난 2020년 3월 처음 적용해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와우패스·버디캐시 등 3개 브랜드 자판기까지 확충했다.
편의점 이마트24는 지난 3월 마케팅 전문기업 플랜드비뉴와 손잡고 자판기 형태의 친환경 세제 리필 스테이션 ‘그린필박스’를 들였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먼저 지난 2021년 용산구 산천점에 그린필박스를 시범 설치한 바 있다. 세븐일레븐 산천점과 사당 본점의 세제리필 자판기는 지난 1∼8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할 정도로 흥행하고 있다.
중고 휴대전화를 거래하는 자판기 ‘민팃’(MINTIT)은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다양한 유통 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민팃 자판기 내 수거함에 판매하려는 중고폰을 넣으면 기종이나 상태, 시세 등을 인공지능(AI)이 분석해 평가금액을 바로 제시한다. 평가금액을 확인 후 거래를 확정하면 카카오톡 혹은 문자로 접수내용이 발송된다. 계좌 정보를 게재하면 3분 안에 입금 처리해준다.
현재 민팃은 이마트 129개점과 트레이더스 22개점, 이마트24 13개점, 홈플러스 126개점 등에세워졌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아웃렛은 금 자판기도 앞세우고 있다.
GS리테일은 금 자판기를 현재 편의점 GS25 13개 점포와 슈퍼마켓 GS더프레시 15개 점포에서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7월 용산점에 금자판기 1호를 공개한 뒤 현재 왕십리와 서수원, 여의도 등 모두 6개점에 설치했다. 롯데아울렛 서울역점도 작년 11월 금자판기를 운영하고 있다.
유원지와 공원에 설치된 솜사탕 무인 자판기도 괄목할 만하다.
편의점 GS25는 솜사탕 무인 자판기를 특수상권 13개 점포에 구축했다. 36가지 종류의 솜사탕 디자인을 90초 만에 전자동으로 만들어준다. 솜사탕 자판기의 월평균 판매량은 200개 수준이다. 유원지 내 편의점에선 한달에 1300여개도 판매된다.
편의점 CU는 주류 무인 자판기를 리조트 내 3개 점포에 마련했다.
술은 성인인증을 거쳐 대면 판매를 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의 규제 샌드박스 승인을 통해 일정 조건에 부합한 소매점에서 무인 판매가 도입됐다.
주류 무인 자판기는 간편 본인확인 서비스인 패스(PASS)의 모바일 운전면허증 QR(큐알)코드로 성인인증 후 이용하면 된다.
이밖에, 일부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피규어와 인형 등을 모아놓은 자판기도 내걸어 가족 단위 쇼핑객이나 키덜트족(어린이의 감성을 추구하는 어른)을 겨냥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완구 전문매장 토이저러스에 ‘반다이 가챠폰 머신’, ‘헬륨 풍선 자판기’ 등 각종 완구 자판기를 세웠다.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등에 설치된 ‘팝마트 로보샵 자판기’는 1∼2만원대의 피규어를 구매할 수 있어 각광받고 있다.